[매경춘추] ESG는 허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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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서는 ESG를 두고 새로운 시대정신이라고들 한다.
필자는 학생, 기업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ESG에 대해 강의를 수차례 해왔다.
주로 ESG가 무엇이며, 기업이 왜 ESG 경영을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나아가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담론과 실증 연구도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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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간에서는 ESG를 두고 새로운 시대정신이라고들 한다. 필자는 학생, 기업체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ESG에 대해 강의를 수차례 해왔다. 주로 ESG가 무엇이며, 기업이 왜 ESG 경영을 해야 하는지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무언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업은 영리(榮利)를 추구하는 조직체다. 즉 이윤 극대화가 최종 목적이다. 그런 기업이 과연 친환경, 노동환경 개선에 스스로 나설 수 있을까. 소비자나 투자자가 가치 소비, 윤리적 기업을 선호한다는 이유만으로는 유도가 어렵다.
ESG는 기업 경영의 지속가능성을 결정짓는 모든 비재무적인 요소를 뜻한다. 이 중 가장 대표적으로 쓰이는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약자를 따서 만들어진 용어다. 기업의 성장성을 판단할 때 재무상 숫자만이 아닌, 기업이 환경과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따져봐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개념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그 근본이 되는 철학은 근대 상업의 발전과 발걸음을 나란히 할 정도로 역사가 깊다. 영국의 애덤 스미스는 약 250년 전 그의 저서 '도덕 감정론'에서 '자기 이익을 추구하되 동감(Sympathy)의 범위 내에서 추구할 때 경제 발전으로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비슷한 시기 석문심학(石門心學)의 창시자인 일본 이시다 바이간 역시 '기업이 얻은 이익은 결국 세상을 위해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종합하면 '도덕적 기업이 살아남는다'는 명제에 도달한다.
과거의 우리는 이 명제를 외면했다. 기업이 성장을 위해 다소 환경을 훼손하고, 인권에 눈을 감아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회가 발전하면서 기업을 보는 관점이 확장되었다. 결산 수치만이 아닌, 경영 과정과 결과의 사회적 영향까지 고려하게 된 것이다. 이제는 ESG를 외면할 수 없다.
ESG는 결국 미래에 대한 투자다.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앞날을 위해 탄소 감축 비용을 들이고, 조직을 바꾸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부담스럽다. 그래서 사회적 장치와 지원이 필요하다. 경제 규모를 측정하는 통계인 국내총생산(GDP) 대신 환경 보존, 인권 보호 등으로 발생한 사회적 가치도 추계하는 '대안 GDP'를 사용하는 것은 어떨까. 성장 측정의 기준을 바꾸는 것이다. ESG 진단과 평가를 지원하는 바우처 도입, ESG 데이터 표준 마련 등 금전적·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된다면 기업의 부담도 덜할 것이다.
나아가 기업의 ESG 경영에 대한 담론과 실증 연구도 더욱 활발해져야 한다. ESG 경영에 대한 논문은 2000년대 중반에 처음 등장했으나, 2020년대에 들어서고 나서야 그 숫자가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 투자 성과에 치중돼 있는 연구 분야도 ESG와 경영 성과 개선의 실증 관계, ESG를 해야 하는 철학적 당위성 등으로 보다 다양해져야 한다. 수많은 가설이 검증을 거쳐 이론으로 굳어지는 과정이 축적되면, ESG는 탄탄한 학문적 토대 위에 자리를 잡을 것이다.
[이호동 KoDATA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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