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휴전 연장 압박에도 가자지구 전투 재개…딜레마 빠진 네타냐후

김예슬 기자 2023. 12. 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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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간인 피해 우려…가자 남부 공격 시 재앙" 자제 촉구
이스라엘 극우·군부, 하마스 압박해 양보 얻어내길 원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달 28일 텔아비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발언하고 있다. 2023.10.28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인질 교환을 조건으로 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휴전이 7일 만에 끝났다.

미국은 가자지구 남부를 공격할 경우 인도주의적 재앙이 우려된다며 이스라엘에 민간인 보호 조처를 촉구하는 상황이고, 이스라엘 전쟁 내각의 구성원인 군부는 강한 군사력을 동원한 하마스 척결에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전쟁을 벌인 지 56일째. 사방에서 압력을 받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고심은 깊어지고만 있다.

1일 오전 7시(현지시간·한국시간 오후 2시)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휴전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가자지구에서의 전투를 재개했다고 발표했다. 하마스 보건부도 가자지구 남쪽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6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당초 양측은 여성, 어린이 인질뿐만 아니라 남성 인질을 석방하기 위한 폭넓은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대 10일까지 휴전이 이어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염원처럼 영구적인 휴전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졌다.

그러나 휴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잠시. 미 CNN은 전날인 30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돌려줄 여성과 어린이 인질을 찾지 못한 탓에 하루 단위로 연장되는 휴전이 세 번째 연장까지 이어지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스라엘은 그간 휴전이 끝나면 전투 태세에 돌입하겠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스라엘방위군(IDF) 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지난 27일 언론 브리핑에서 "우리는 전장으로 돌아와 우리의 업적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미국은 이스라엘의 방위권이 중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추가적인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며 국제인도법에 의거한 대응을 강하게 촉구했다. 특히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직접 이스라엘을 방문해 네타냐후 총리와의 대화에서 이 같은 뜻을 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이스라엘이 진행 중인 계획의 세부 사항을 논의했고, 가자 북부에서 본 대규모 민간인 인명 손실과 이주가 남부에서도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는 미국의 의무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또 블링컨 장관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내의 병원, 발전소, 수자원 시설과 같은 중요한 기반 시설에 대한 공격을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제를 촉구하는 미국의 목소리와 함께 휴전 기간 풀려난 인질 중 미국인은 단 한 명이라는 점도 네타냐후 총리에게는 압박으로 다가온다.

CNN은 "국제적으로 이스라엘의 입지를 고려할 때 유대 국가에 대한 미국의 지원은 전쟁의 초기 발발 때보다 가자지구에서의 두 번째 전투 물결에서 훨씬 더 중요할 것"이라며 "전쟁을 다시 일으켰다는 비난을 받으면 나라는 고립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9월28일 독일 베를린에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10.27 ⓒ AFP=뉴스1 ⓒ News1 정지윤 기자

이뿐만 아니라 네타냐후 총리는 연립여당을 구성한 극우파 의원들로부터 정치적 압박도 받고 있다.

앞서 이스라엘 매체 하아레츠는 인질 즉각 구출과 하마스에 대한 군사적 압력 강화라는 두 가지 입장으로 이스라엘 내각이 분열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전시 내각에 참가한 제2야당 국가통합당의 베니 간츠 대표 등 국가통합당 인물들과 요아브 갈란트 국방장관을 필두로 한 군부가 하마스와의 인질 협상 문제로 갈라서고 있다는 것.

국가통합당 측에서는 인질의 즉각적인 구출을 강조하는 반면 갈란트 장관과 헤르츨 할레비 이스라엘방위군(IDF) 참모총장 등 군부는 하마스에 군사적 압력을 강화해 더 큰 양보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양측 사이에서 분명한 입장을 정하지 못한 상태라고 매체는 부연했다.

결국 하마스를 억압해 더 큰 양보를 얻어 내야 한다는 국내의 압박, 모든 포로가 풀려날 때까지 공격 개시를 보류하고 가자지구 남부에 대한 공세에 신중하라는 압력 등 복합적인 목소리가 네타냐후 총리를 옥죄고 있는 셈이다.

CNN도 "미국의 압력이 증가함에 따라 다음 조처를 검토하는 이스라엘은 더욱 가중된 정치적, 군사적, 도덕적 딜레마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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