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기준금리 7회 연속 동결…내년 금리인하 기대감↑

홍성완 기자 2023. 12. 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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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금리인하 기대감 여전, 대체적으로 내년 하반기 금리인하 가능성 점쳐
한미 금리 역전 2.00%p 상황 장기화에 경제체질 변화 및 외자조달 수단 다변화 필요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시장에서는 내년 2분기 중 금리인하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으나, 최근 상황을 보면 동결 기조가 기대보다 장기화 돼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국과 미국의 금리 역전 상황이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경제체질 변화와 대외신인도 유지, 해외자본조달 수단의 다변화 및 외화유동성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권고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는 모습. ⓒ한국은행

지난달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50%로 동결했다. 이번 결정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와 6명의 금통위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2021년 8월, 15개월 만에 금리인상을 단행하며 통화정책 정상화에 나섰던 한국은행은 올해 1월까지 꾸준히 기준금리를 인상해 현 수준에 이르렀다. 그러나 올해 2월부터 기준금리를 7차례 연속 동결 결정하며 사실상 금리인상 기조는 마무리 된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이번 기준금리 동결 결정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기조적인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가계부채의 증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다 미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의 영향,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 등과 관련한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점을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향후 통화정책 운용과 관련해서는 "성장세가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물가 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을 수렴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가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양상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통화긴축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부정적 영향을 상대적으로 더 크게 받는 부문과 지역에 대해 미시적으로 어떻게 대응해 나갈지에 대해서도 고민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은 또 통화정책방향문(이하 통방문)을 통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1.4%로 유지한 반면, 내년은 2.1%로 0.1%포인트 하향했다. 물가 전망치는 올해 3.6%로 0.1%포인트 상향하고, 내년 전망치는 2.6%로 0.2%포인트 상향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동결 결정은 물가 전망 상승에도 금리 상승으로 소비와 투자를 제약하지 않는 선에서 가계부채 증가 억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 등을 감안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금융시장에서는 이미 동결 결정을 확신하는 분위기였다. 또한 한국은행이 내년 상반기 중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심리도 여전하다. 반면에 물가상승률 상향 전망에 내년 하반기에나 금리인하가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 내년 2분기 금리인하 기대감은 여전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2024년 성장률이 0.1%포인트 하향 조정됐지만 2% 이상의 성장은 글로벌 피어 대비 선방한 숫자로 평가된다"며 "한국은행은 전반적으로 낙관적 경기 전망을 피력하는 한편, 기본적 스탠스는 여전히 매파적 동결이며 시장의 피봇(정책 전환) 전환 기대와는 거리두기를 지속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번 금통위에서 주목할 변화는 8월까지 총재 제외 6명의 금통위원 전원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뒀으나, 이후 10월 회의에서 처음으로 한 명의 위원이 인상‧인하의 유연성을 주장했다"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10월 유연성을 주장했던 위원이 인하 전망을 철회했지만 총 두 명의 위원이 추가 인상 가능성보다 동결에 무게를 둠으로써 인상 가능성을 닫는 위원들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한국은행의 스탠스는 기존 입장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고물가에 따른 기준금리 유지 필요성, 리스크에 대비한 추가 인상 가능성 등의 스탠스가 지속됐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11월 금통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내년 2분기부터 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존 전망에 변화가 없다"며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경기 둔화, 물가 둔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 위원들 또한 2명 정도가 동결 기조 유지로 의견을 변화시키면서 다소 매파 성향(통화 긴축 선호)을 완화시켰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 연준에서 현재 확대된 인하 기대를 차단하는지 여부를 살펴봐야겠지만, 그 기대가 일부 되돌려지더라도 내년 들어서 금리 인하 기대가 재차 확대될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는 판단"이라며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12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위원은 "이창용 총재가 현재 금리 수준이 긴축적이라고 언급한 점과 연준의 추가적인 통화긴축 가능성이 낮아진 점을 고려하면 한국은행의 추가인상에 대한 부담은 크게 완화된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계대출 증가 등으로 금융 불균형 리스크가 있지만, 아직 거시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소폭 하향 조정한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며 "따라서 한국은행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내년 2분기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점진적으로 경기, 금융안정 리스크 대응에 대한 요구가 높아질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 내년 하반기 들어서야 금리인하 가능할 것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기존에 전망했던 대로 금통위는 물가 전망을 상향했으며 인상 여지를 놓지 않음과 동시에 인하 기대감을 통제하는 것에 좀 더 집중했다"며 "인상 사이클 종료 및 인하 시기는 시장 기대보다 다소 느린 3분기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충분히 장기간 긴축'이라는 뜻을 '시장의 기대가 과하다'는 것으로 해석하면서 "한국은행은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기본 물가 경로를 소폭 상향했고, 시나리오 분석 역시 물가가 베이스라인에서 낮아지는 경우가 아닌, 높아지는 경우만을 산정해 덧붙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인하 기대를 통제하기 위해서는 중앙은행의 인플레이션 파이터 기능을 강조해야 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위원은 향후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 대해 국제유가 및 미국 금리인하 시점이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오 연구위원은 "내년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상반기 완만한 하락 이후 하반기에 가파른 하락세를 전망한다"며 "이는 WTI(서부텍사스산 원유) 기준 현재 80달러 내외 유가를 가정한 상황이며, 향후 국제유가 시나리오에 따라 주요국 물가상승률 향방이 크게 달라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우선 내년 국제유가를 70달러 이하로 가정할 경우 상반기부터 가파른 물가 하락이 기대되며, 90달러 이상 국제유가에서는 상반기 물가상승률 반등 이후 하반기 완만한 인플레이션 둔화가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내년 주요국 금리인하 시점은 시장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보인다"며 "현재 전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도 인플레이션 총력전에 따라 물가불안 불씨가 완전히 꺼지기 전까지 금리 인하는 없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러나 시장에서는 미국 금리인하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예상하는 등 시장과 중앙은행 생각이 크게 다르다"며 "이에 따라 미국 금리인하도 내년 하반기로 넘어가는 가운데 국내 금리인하도 내년 하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창용 총재는 기자회견 질의응답을 통해 "상당기간을 6개월 구체적 시간으로 확정해 소통하고 싶지 않다"며 "진술했듯이 동결 기간은 2% 물가 목표로 수렴한다는 조건부 목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6개월보다 더 걸릴 것 같지만 얼마나 될지는 알 수 없다"며 "이에 시장과 소통과정에서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통방문 속 긴축기조 '상당기간' 문구를 '충분히 장기간'으로 수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미 금리차 역전 장기화 따른 경제체질 개선 필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동결 결정으로 여전히 한국(3.50%)과 미국(상단 기준 5.50%)의 금리 차이는 2.0%포인트 수준을 유지했다. 아울러 이러한 기준금리 역전 현상은 6개월 이상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지난달 17일, 이승호‧장근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미 금리역전 현상의 장기화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내외금리차 역전이 자본유출입 및 외자조달비용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해당 보고서에서는 "2000년대 이후 내외금리차가 역전된 시기별로 자금유출입 추이를 살펴본 결과 내외금리차 역전에 따른 자본유출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회귀추정 결과 채권자금 흐름에 대한 영향은 미미한 반면, 주식 투자자금 유출입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내외금리차 자체보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대외불확실성과 위험선호 변화에 따른 것으로, 전체적인 대내외 증권 투자자금의 유출 가능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보고서에서는 "큰 폭의 내외금리차 역전 현상의 지속은 우리 경제주체들의 자본조달비용 상승과 해외투자시 환헤지비용의 상승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거주자의 한국물 외화채권 발행시 발행금리 상승으로 이자상환비용이 늘어나고 있고, 대부분의 국내 투자기관들이 해외채권 투자시 환헤지 전략을 추구하면서 환헤지비용 증가와 투자수익률 하락 요인이 되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내외금리차의 장기간 역전과 글로벌 외부충격이 가세할 경우에 대비해 우리 경제의 위기대응력이 저하되지 않도록 경제체질 강화와 대외신인도 유지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각 경제주체별로 외자조달비용 상승에 대비한 외화조달체계 및 전략을 마련하고 외자조달 수단의 다변화와 외화유동성 관리에도 힘써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국내 투자자들은 해외증권 투자시 관성적인 환헤지를 추구하기 보다는 개별 투자기관이나 기금의 특성에 부합하는 체계적인 환헤지 정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스포츠한국 홍성완 기자 seongwan626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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