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창성의 ‘용산 리포트’] 49. 대통령실 11.30 인적 개편
국회의원 출신 없는 정무수석실 협치 과제
공보 탈피 이도운 홍보수석 '소통할까' 관심
윤석열 대통령은 집권 3년차를 앞두고 대통령실 시스템을 일부 보완하고 주요 참모진을 전면 교체했습니다.
비서실장과 국가안보실장을 양대 축으로 운영하던 대통령실을 △비서실장 △국가안보실장 △정책실장 체제로 보완 개편했습니다. 정책실 신설을 계기로 정부와 여당 간 정책 협의, 조정 기능을 강화해 민생을 좀 더 촘촘하게 살핀다는 설명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정무수석, 시민사회수석, 홍보수석, 경제수석, 사회수석을 전원 교체해 집권 3년차를 맞아 국정 운영에 새 바람을 불어 넣겠다는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용산 대통령실 개편 내용과 새 참모들의 면면을 알아보겠습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30일 오전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정책실 신설 및 정책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이 브리핑은 김은혜 홍보수석의 마지막 브리핑이 됐다. 용산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신임 홍보수석에 이도운 대변인을 기용했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윤석열 대통령은 대통령실에 정책실장직을 신설하기로 하고 신임 정책실장에 이관섭 현 국정기획수석을 임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책실장은 경제수석실, 사회수석실을 관장하며 향후 구성할 과학기술수석실도 정책실장 소속으로 두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책실장직 신설은 내각 및 당과의 협의, 조정 기능을 강화해 정책 추진의 속도를 높이고 경제 정책을 보다 밀도 있게 점검해 국민들의 민생을 살피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기존 국정기획수석 소관이었던 국정기획, 정책조정, 국정과제, 국정홍보, 국정메시지비서관실은 정책실장 직속으로 계속 둔다”고 했다. 과학기술수석실은 수석비서관 인선 절차를 거쳐 12월 중이나 내년초 출범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기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수석비서관 인사를 발표했다. 그동안 예고됐던 인사 전망에 대한 최종 확인 절차였다.
이관섭 정책실장 발탁을 비롯해 정무수석에 한오섭 국정상황실장, 시민사회수석에 황상무 전 KBS 앵커, 홍보수석에 이도운 대변인, 경제수석에 박춘섭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 사회수석에 장상윤 교육부 차관을 각각 임명했다.
김대기 실장은 “이관섭 정책실장은 그동안 탁월한 정책 기획력과 조율 능력을 발휘해 굵직한 현안들을 원만히 해결해 왔다. 국정 전반에 대한 식견이 높고 다양한 이해 관계자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국정과제를 추진력 있게 이끌어 나갈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오섭 정무수석은 과거 대통령실 정무수석실 선임 행정관, 경기도지사 정무특보 등을 역임했고 윤석열 정부 출범후 줄곧 국정상황실장으로 소임을 다해왔다. 국정 현안에 대한 통찰력과 정무 감각을 바탕으로 대 국회관계를 원만히 조율하면서 여·야 협치를 이끄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김 실장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은 KBS 기자, 뉴욕특파원, 9시 뉴스 메인 앵커로 오랜 기간 활약해 국민들에게 매우 친숙한 분이라고 생각한다. 언론인으로서 축적해 온 사회 각 분야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각계각층의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국정 전반을 국민 눈높이에 맞춰 운용될 수 있도록 이끌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도운 홍보수석은 서울신문·문화일보 등에서 재직한 언론인으로 다년간의 기자생활을 바탕으로 사회 전반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뛰어난 소통능력을 갖추고 있어 국민들에게 국정 현황과 정책을 소상히 설명하고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적임자”라고 했다.
김 실장은 “박춘섭 경제수석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 조달청장을 역임하고 금융통화위원으로 일한 정통 경제관료다. 재정·예산 전문가일 뿐만 아니라 거시경제 전반에 대한 식견을 갖추고 있어 경제정책을 원만히 조율하고 경제 활력을 높이며 민생 안정을 도모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장상윤 사회수석은 국무조정실 사회복지정책관, 사회조정실장 등을 거치면서 사회복지분야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가 깊고, 기획 및 조정 역량이 탁월해 교육과 복지, 연금 개혁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인선 발표후 이관섭 정책실장을 비롯해 수석비서관들의 인사말이 이어졌다.
이관섭 정책실장은 “지난 1년3개월을 되돌아보면 여러 가지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부족한 제가 중책을 맡아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다만, 기자실이 낯설지 않아 조금 다행스럽다. 윤석열 정부가 국민들께 약속한 120대 국정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내각과 당의 정책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각종 경제지표들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생은 어렵다. 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모든 가용한 정책들을 총동원해서 물가안정을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오섭 정무수석은 “엄중한 시기에 쉽지 않은 역할을 맡게 돼서 어깨가 무겁다. 당과 대통령실, 그리고 국회와 대통령실 간 소통에 소홀함이 없도록 챙겨 나가겠다”고 했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은 “앞으로 더욱 낮고 겸허한 자세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서 말씀을 경청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도운 홍보수석은 “대변인으로서 우리 출입기자 여러분께 브리핑할 때마다 꼭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드렸다. 왜 이렇게 인사를 하느냐고 물어보셨는데 우리 언론인 여러분을 존중한다는 뜻이었다”고 했다. 이어 “많은 브리핑을 했고 많은 질문을 받았지만 제가 대답하지 않은 질문은 있지만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하거나 미스 리딩한 적은 없다고 자부한다. 마찬가지로 또 우리 언론인 여러분께서도 대변인을 존중해 줬다고 생각한다. 대단히 감사드린다”고 했다.
인사말이 계속해 이어졌다. “대변인으로서 그동안 공보 업무에 열중했다. 앞으로는 홍보를 맡게 됐으니까 더 넓게, 폭넓게 소통하겠다. 그러면서도 우리 전임 김은혜 수석이 그러셨던 것처럼 우리 출입기자분들과의 소통도 결코 게을리 하지 않겠다. 새로 훌륭한 대변인 모시고 여러분과 함께 계속 소통 이어가겠다”고 했다.
박춘섭 경제수석은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책임감을 느낀다. 국민들의 삶이 조금은 좋아질 수 있고, 또 민생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장상윤 사회수석은 “어려운 시기에 사회수석을 맡게 돼서 어깨가 무겁다. 사회 현안들이 많다. 하나하나가 갈등이 누적돼 있고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과제들이다. 현장 중심으로 소통하고 적극적으로 설명하면서 국민들의 마음을 얻는 정책을 통해서 풀어 나가겠다”고 했다.

인선 발표후 다양한 평가와 해석이 나왔다.
정책실 신설은 집권 3년차를 앞두고 정책 성과를 가시화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여당 간 정책 협의를 강화해 정책 누수 및 차질을 막고 민생 분야에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좀 더 확실한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책실은 노무현 청와대에서 처음 선보였다. 집권초부터 경제 관료나 학자 출신의 이정우·박봉흠·김병준·권오규·변양균·성경륭 등이 맡았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집권 2년차인 2009년 9월부터 윤진식·백용호·김대기 등이 차례로 정책실을 이끌었다. MB 청와대 마지막 정책실장이 용산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이다. MB 정부는 취임초 작고 효율적인 청와대를 표방했지만 집권 중반부터 정책실 신설 등을 통해 정책 분야를 강화했다. 윤석열 대통령실이 그 전철을 밟고 있다는 평가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정책실이 없었다.
문재인 청와대는 집권 5년 동안 장하성·김수현·김상조·이호승 등이 정책실을 주도했다. 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에서 활동했던 일부 폴리페서 출신들이 정책실을 틀어쥐고 ‘소득주도 성장’과 ‘문재인표 부동산 정책’을 밀어붙여 여러 문제들이 파생됐다. 집권 막바지 경제관료 출신이 1년여 정책실을 맡았다.
윤석열 대통령이 발탁한 이관섭 정책실장은 행정고시(제27회) 합격후 공직에 들어가 이명박 정부에서 지식경제부 에너지자원실장, 박근혜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산업정책실장, 제1차관 등을 역임하고 2016년 11월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에 임명됐다. 하지만 새로 출범한 문재인 정부가 신고리 원전 5·6호기 영구 중단 공론화 등 탈원전 정책을 강행하자 2018년 1월 사장직을 던졌다.
이관섭 실장은 그동안 국정 전반에 대한 정책 설계 및 정책 조율 등을 주도했다. 주 최대 69시간 근무제 논란 당시에는 통합조정 기능을 도맡은 것은 물론 직접 기자실을 찾아 정부 정책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등 소통에서도 진일보한 태도를 보였다. 앞으로 경제수석실과 사회수석실, 그리고 과학기술수석실도 총괄 지휘하면서 노동·교육·연금 개혁 등 윤석열 국정 주요 분야가 이 실장의 손을 거치게 됐다는 평가다.
한오섭 정무수석은 기대와 걱정이 교차한다.
상황 분석과 메시지 관리, 보고 등의 달인이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여당과의 소통, 야당과의 협치라는 측면에서 걱정이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대통령실에서 일했던 한 정치인은 “윤석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받는 한오섭 정무수석의 실력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인정한다”면서도 “역대 정무수석들이 국회의원 경험을 갖고 있는 반면 한오섭 정무수석은 국회의원 경험이 없다. 여당과의 소통은 물론 야당과의 협치가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다”고 걱정했다. 직전 이진복 정무수석은 3선 국회의원 출신이었지만 지난 1년6개월 동안 야당과의 소통 및 협치는 성과가 크지 않았다.
정무수석 산하 정무비서관들도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당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국민의힘 등 역대 보수당들은 국회의원과 당료 및 보좌진의 관계가 수직적 상하 관계라는 점에서 정무수석실이 여·야 국회의원들과 제대로 소통할지 걱정이라는 관측이다.
더불어민주당 한 국회의원은 “여당을 ‘여의도 출장소’ 정도로 바라보는 용산의 시각이 반영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사실상 야당과의 소통은 앞으로 없거나 포기한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해석했다.

이도운 대변인의 홍보수석 기용에 대해서도 긍정과 부정이 엇갈린다.
일정 부분 소통 능력과 특파원 경험 등을 살려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외교를 잘 홍보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있다.
반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완패가 국민과 대통령실 간 불통의 결과라고 볼때 대변인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관측이 있었다. 대통령실 입장을 잘 홍보했는지는 몰라도 국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통령실에 제대로 전달했는지는 의문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일각에서는 기자단은 물론 대통령실 내부에서도 소통에 인색했다는 전언이 이어졌다. 과연 이도운 홍보수석이 스스로 밝힌 공보(公報)라는 좁은 틀에서 벗어나 광폭의 국민 소통으로 윤석열 정부 국정에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이제 내년 총선이 4개월여 앞으로 성큼 다가왔다. 이번 11·30 대통령실 인적개편이 정책 성과로, 총선 승리로 이어질지 관심이다.
* 필자 소개 *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2008년부터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의 용산 대통령실을 취재하고 있다. 2022년 정권 교체기 ‘BH 청와대 그 마지막 15일, 북악에서 용산까지’를 출간했다. 강원도민일보 지면은 물론 네이버와 카카오 뉴스 서비스를 통해 대통령실의 국정을 기록하며 뉴스 콘텐츠 소비자들과 실시간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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