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태의 소신…"작은 행동, 한국 영화계에 좋은 씨앗될 것" [인터뷰③]

최희재 2023. 12. 1.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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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나 유명인들이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좋은 일을 했을 때, 그게 또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은 못하는 일이 될 수 있거든요. 그럼 나름의 자경단이 되는 거죠."

유지태는 "배우라는 직업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 배우나 유명인들이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좋은 일을 했을 때, 그게 정치인들이나 공직자들이 할 수 없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럼 나름의 자경단이 되는 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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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태(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데일리 스타in 최희재 기자] “배우나 유명인들이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좋은 일을 했을 때, 그게 또 정치인이나 공직자들은 못하는 일이 될 수 있거든요. 그럼 나름의 자경단이 되는 거죠.”

1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디즈니+ 오리지널 ‘비질란테’ 종영 인터뷰에서 배우 유지태가 배우이자 영화인으로서의 소신을 전했다.

낮에는 법을 수호하는 모범 경찰대생이지만, 밤이면 법망을 피한 범죄자들을 직접 심판하는 ‘비질란테’로 살아가는 김지용(남주혁 분)과 그를 둘러싸고 각기 다른 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스릴러. 극중 유지태는 비질란테를 추격하는 광수대 수사팀장 조헌 역을 맡아 남다른 카리스마를 선보였다.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극중 조헌은 사적인 복수, 단죄를 범죄라고 생각해 비질란테와 대립하는 인물이다. 유지태는 “사적인 단죄는 범죄죠”라고 말하면서도 모두가 나름대로의 자경단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유지태는 “배우라는 직업이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 배우나 유명인들이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는 좋은 일을 했을 때, 그게 정치인들이나 공직자들이 할 수 없는 일이 될 수도 있다. 그럼 나름의 자경단이 되는 거다”라고 전했다.

그는 “저는 주변에 어른의 모습으로 있는 분들이 나름의 자경단이라고 생각한다. 시스템 속 부조리나 불합리나 모호함들을 인내하면서 작지만 큰 행동을 하는 사람들이 모두 자경단의 모습으로 있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유지태(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작더라도 좋은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는 유지태는 실제로 오랜시간 꾸준히 독립영화를 후원하고 있다. 그는 “제가 한국 영화를 25~26년 해왔지 않나. 시스템을 파악하게 됐다. 제가 출연했던 영화는 500~600개관의 극장을 잡을 수 있는데 제가 연출한 영화는 극장에 걸리기 어렵다. 극장 배급 시스템은 어떤 형태를 띄고 있나. 어떤 정책을 추구하고 있는가. 한국은 산업이다. 문화가 아니라 산업으로 접근하고 있다. 배급 시스템을 기업이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는 형태를 띄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영화의 경쟁력은 작가·감독에게 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영화학 강의를 듣는 듯했다. 유지태는 “‘올드보이’나 ‘기생충’이라는 작품이 할리우드의 B급 영화보다 못한 제작비로 만들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카데미를 석권하고 칸에 가지 않나. 이렇게 경쟁력 있는 작가가 양성이 되어야 하는데 시스템이 이래서 소중한 가치나 능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표현을 못하게 된 거다. 그럼 시위를 해야 할 것이냐. 국회에 갈 것이냐. 그렇게 할 수도 있는데 저는 이 방식이 훨씬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지태(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이어 “저 같은 유명인이 이런 순진한 생각을 하면서 행동으로 보여주고, 다른 배우도 ‘이런 것도 있었네’, ‘어렵지 않네’ 하는 생각을 하게 되면 좋은 씨앗이 심어지는 거다. 그러면 어떤 사회운동 같은 게 만들어지는 거다. 제가 없어도 누군가는 독립영화를 지원하게 되는 시스템이 된다. 저는 그걸 소원하고 있다.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생각이 모이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10~20년 뒤에는 변화의 흐름이 보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유지태는 최근 ‘종이의 집’에 이어 ‘비질란테’까지 OTT 작품으로 대중을 만나왔다. 유지태는 “OTT가 영화의 변화 과정을 겪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OTT의 외형 확장이 산업 전반에 끼치는 영향이 상당히 클 것이라고 본다. 기업적인 방식의 드라마나 콘텐츠들이 지역적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글로벌하게 입체적으로, 콘텐츠로 경쟁할 수 있는 시대가 됐고 그런 산업이 점점 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희재 (jupiter@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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