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대법, 성소수자 권리 활동 사실상 ‘불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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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에 대한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러시아에서 대법원이 성소수자 권리 옹호 활동을 사실상 불법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대법원은 "국제 성소수자(LGBT) 대중 운동"을 '극단주의 단체'로 규정하고 러시아 전역에서 그 활동을 금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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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에 대한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고 있는 러시아에서 대법원이 성소수자 권리 옹호 활동을 사실상 불법화하는 판결을 내렸다.
30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러시아 대법원은 “국제 성소수자(LGBT) 대중 운동”을 ‘극단주의 단체’로 규정하고 러시아 전역에서 그 활동을 금지했다. 이로써 향후 러시아에서는 성소수자 인권 옹호 활동이 불법으로 간주될 뿐 아니라 관련자들이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게 됐다.
대법원은 이번 사건 심리를 피고 출석 없이 비공개로 진행했다. 일부 성소수자 운동가는 자신들이 이 사건의 당사자라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러시아 인권변호사 막스 올리니체프는 “법무부가 존재하지도 않는 ‘국제 대중 운동’에 극단주의 딱지를 붙였다”며 “당국은 법원 판결을 토대로 러시아의 성소수자 관련 활동을 이 ‘운동’의 일부로 간주해 단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에서 ‘극단주의’ 활동에 참가한 사람은 최대 5년, 극단주의 단체의 주최자와 기부자는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판결이 “부끄럽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집회·결사의 자유, 표현의 자유,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광범위하게 침해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번 판결이 러시아에서 이미 박해의 대상이 되고 있는 성소수자를 향한 “완전히 새로운 수준의 폭력을 조장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러시아 정부는 2020년 결혼이 남자와 여자 사이의 결합을 의미한다는 점을 명확히 하는 내용의 헌법 개정을 추진했고, 2021년에는 미디어 등 공적 공간에서 성소수자 관련 언급을 원천 봉쇄하는 내용의 ‘동성애 선전·선동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BBC는 지난달 러시아 TNT방송에서 성소수자 선전에 대한 벌금을 피하기 위해 한국 아이돌 가수 세븐틴의 ‘음악의 신’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무지개를 회색 구름으로 대체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동성애자임을 커밍아웃한 세르게이 트로신 상트페테부르크 시의원은 “러시아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공황 상태”라며 “우리는 우리 나라에서조차 대피해야 하는 끔찍한 상황”이라고 BBC에 전했다.
윤솔 기자 sol.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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