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관북리서 대형 건물터 확인…"왕궁 내 중요 건물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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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사비도읍기(538∼660) 왕궁터로 거론되는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길이가 60m에 달하는 대형 건물터가 확인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관북리 유적의 남쪽 대지 일대를 조사한 결과, 사비기 건물지 3동과 여러 유구(遺構·건축 구조 등을 알 수 있는 자취)를 확인했다고"고 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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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무·의례 열리던 공간 일부 추정"…日 고대 궁 구조와도 유사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백제 사비도읍기(538∼660) 왕궁터로 거론되는 충남 부여 관북리 유적에서 길이가 60m에 달하는 대형 건물터가 확인됐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관북리 유적의 남쪽 대지 일대를 조사한 결과, 사비기 건물지 3동과 여러 유구(遺構·건축 구조 등을 알 수 있는 자취)를 확인했다고"고 1일 밝혔다.
관북리 유적은 사비기 왕궁터의 유력한 후보지 중 하나로, 1982년부터 총 15차례에 걸친 발굴 조사로 여러 건물터, '+' 형태로 교차하는 도로 유구 등이 나온 바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한 조사에서는 총 3동의 건물 흔적이 확인됐다.
건물터는 모두 사비기에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이 가운데 2동(1호, 3호)은 긴 축의 방향이 북극성이 위치한 방향과 일치하도록 남북으로 길게 뻗은 형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중심 건물의 주변을 둘러싸도록 만드는 긴 건물인 장랑식(長廊式) 건물로 추정된다.
연구소 관계자는 "규모가 가장 큰 1호 건물지는 현재까지 확인된 길이가 약 60m에 이르며, 향후 조사를 통해 북쪽으로 규모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1호 건물터 내부에서는 건물 초석(礎石·기둥 밑에 기초로 받쳐 놓은 돌)을 받치는 기초 시설인 적심(積心) 시설과 배수로 흔적 등이 확인됐다.
적심의 배치 형태를 고려할 때, 단독으로 된 여러 건물이 나란히 선 구조로 여겨진다.
그간 사비기에 조성된 건물에서 발견된 적심은 대부분 흙을 쌓아 만든 형태였으나, 1호 건물에서는 바닥에 석재를 조성한 뒤 모래가 섞인 점토를 이용해 쌓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백제의 왕궁 시설과 관련된 유적인 공주 공산성, 전북 익산 왕궁리 유적 등에서 출토됐던 바람개비 문양의 막새기와를 비롯해 다양한 전(塼·벽돌)도 나왔다.
과거 백제인의 정교한 토목기술을 엿볼 수 있는 흔적도 확인됐다.
건물터가 발견된 장소는 습지 지형이었으나, 흙을 쌓기 위한 일종의 둑인 토제(土堤)를 쌓고 그 안쪽으로 여러 방향에서 메워 연약한 지반을 보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소는 이번 건물터가 왕궁 연구에 중요한 역할을 하리라 보고 있다.
연구소는 "구조와 규모를 볼 때 왕궁 내에 중요 건물이 위치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장랑식 건물지는 6∼7세기 고대 동아시아 왕궁 내에서 정무·의례 등 국가적 행사를 여는 조당(朝堂) 공간의 일부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길게 뻗은 건물 북쪽에는 정전과 유사한 중심 건물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이런 형태는 백제의 건축술이 전래한 일본의 여러 고대 궁에서 확인되는 조당원(朝堂院)의 구조와 유사해 향후 동아시아 고대 왕궁 연구의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소는 오는 4일 오후 1시에 발굴 조사 현장을 공개할 예정이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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