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즉설]국힘 '굿바이 이준석', 밀당만 하다 '이혼 숙려기간' 끝

은현탁 기자 2023. 12. 1. 08:3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토크콘서트서 발언하는 이준석 전 대표. 사진=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의 "준석이, 부모 잘못" 발언으로 시끄러웠던 한 주였습니다. 이준석 전 대표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부모까지 끌어들였다가 바로 다음날 입장문을 내고 사과했는데요.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이 전 대표와의 결별을 의미하는 메시지로 읽힙니다. 이번 주 [뉴스 즉설]에서는 인 위원장 발언이 주는 행간의 의미를 살펴보고, 이준석 신당은 어디까지 왔는지 알아보도록 하죠.

◇몸값 올려주기보다는 결별 선택

인 위원장은 지난 26일 국민의힘 서산·태안당원협의회 강연에서 "한국의 온돌방 문화는 아랫목 교육을 통해 지식, 지혜, 도덕을 배우게 되는데 준석이는 도덕이 없다"며 "그것은 준석이 잘못이 아니라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고 말했죠. 인 위원장이 한 달 전 이 전 대표의 부산 토크콘서트 현장을 찾았다가 홀대를 당한 데 대한 앙갚음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데요.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정치하는 데 부모 욕을 박는 사람은 처음 본다. 패드립이 혁신이냐"고 비판했습니다.

인 위원장의 발언은 단순하게 넘길 만한 돌출발언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동안 이 전 대표에 대해 '구애'의 손짓을 하던 것과는 180도 다른데요. 이 말 한마디로 혁신위가 1호 안건으로 제안했던 이 전 대표에 대한 징계 해제 조치는 완전히 빛이 바래고 말았습니다. 어떤 배경에서 이런 말이 나온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인 위원장의 발언은 결국 이 전 대표와의 완전한 결별을 의미합니다. 인 위원장이 끌어안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몸값만 올려줬는데 이쯤 해서 정리하자는 '굿바이 신호'로 들립니다. 정가에서는 마이웨이 하고 있는 이 전 대표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도 이 전 대표의 '퇴로'를 불 질러 버린 겁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는 지난 27일 YTN라디오 뉴스킹에서 "본인(인요한 위원장)은 최대한 노력했지만 이 전 대표가 대구 가서 하는 얘기나 이런 걸 보면 이제 껴안기는 힘들다 아마 이런 결정을 한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준석 신당은 더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달 26일에는 대구에서 '천아용인' 멤버 중 천하람 순천갑당협위원장, 허은아 국회의원,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함께 토크 콘서트를 열고 세과시를 했습니다. 그는 이날 지지자 1600여 명 앞에서 신당 창당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어요. 신당 창당과 관련해 "그저께만 해도 복수의 우리 당 의원들에게 전화가 와서 12월 27일보다 더 기다렸다가 판단해 주면 안 되냐는 말을 했다"면서 "그 이상 늦추면 나도 선택할 길이 줄어들게 된다고 답했다. 빨라질 수는 있지만 늦어질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인요한 혁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신당 회의적 시각도 많아

허은하 의원은 지난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제가 옆에서 봤을 때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그래서 만약에 유턴을 하게 되더라도 조금 위험할 수 있겠다"고 밝혔습니다. 허 의원은 지난 20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혼을 할 때도 숙려기간이라는 것이 있다"면서 퇴로를 열어두는 듯한 발언을 했는데요. 불과 1주일 만에 결별 쪽으로 기울어졌습니다. 천하람 위원장도 같은 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아직 12월 27일이 아니니까 100%는 아니겠지만 90%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어요.

이 전 대표가 12월 27일로 신당 창당 날짜를 박았지만 내년 1월 초·중순이 돼야 공식 창당할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앞서 다음 달 초 지지자들과 정책을 비롯해 다양한 소통을 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지자 연락망 구축에 이어 본격적으로 20·30세대 결집에 나서는 수순입니다.

이준석 신당에 대해 대구 시민 3명 중 1명이 지지하고 있다는 길거리 여론조사도 나왔습니다. 20일 크리에이터 매니지먼트 기업 골드로드가 대구 길거리에서 만난 시민 176명을 대상으로 '이준석 신당'에 대한 찬반을 물었더니 찬성 32.4%, 반대 67.6%로 나타났습니다. 반대가 찬성보다 배 이상 많은데요. 내년 총선에서 국민의힘, 민주당, 이준석 신당, 국민의힘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후보 간 다자대결 구도에서는 해볼 만한 지지율입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29일 YTN라디오 '정면승부'에서 "그러다 보면 (국민의힘) 공천에 탈락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정당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준석 신당이 생길 경우에 TK(대구·경북)를 주요 타깃으로 하고, 상당히 많은 의원들이 공천에서 탈락해서 나온다면 거기에 몸담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의 신당에 대해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많습니다. 몇 달째 애드벌룬만 띄우고 구체적인 성과가 없다는 얘기입니다. 가장 큰 문제는 아직까지 '이준석 신당'에 확실하게 승선한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것입니다. '천아용인'이 같이 움직이고 있지만 이들도 100% 동참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천하람 위원장은 27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최근에 보면 이 전 대표가 하루에 막 네다섯 끼씩 먹으면서 정치인들 계속 같이 만나고 있다"면서 "소통하고 있는 분들은 꽤 있다. 다섯 손가락은 제가 봐도 당연히 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대표에게 주어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아마 12월 말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지속 여부, 여야의 공천과정 등 남은 변수들을 살펴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당에 대한 동력이 떨어질 수도 있어요. 양향자 신당과 금태섭 신당도 반짝하다가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이 전 대표가 연말까지 어떻게 신당의 불씨를 살려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Copyright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