헛기침 - 할머니의 절대적 모럴을 기리는 향가 [시인의 마을]
한겨레 2023. 12. 1. 05:05
[시인의 마을]

헛기침은 기침이 아니라 기침인 체하는 기척이라
화장실에서는 굳이 구질구질하게 똥 같은 거
누면서 존재를 표하기보다 내가 거기 없지는 않다는
기척으로만 부재의 부정형쯤으로 존재를 알리는 것이
돌아가신 할머니의 절대적 모럴로서 헛기침의 쓰임이었다
헛기침을 하고 하늘을 보니 구름의 모양에는 피부가 없다
난간에 기대어 파도를 보는데 난간이 바람에 떨며
흩어진다 구름 모양의 난간이었나 보다 안 계셔서
阿耶 흐느끼는 그 진동이 안 계시진 않다는
그 어렴풋한 헛기침
* 阿耶: 감탄사 ‘아아’의 이두 표기
-밴드 3호선버터플라이의 전 멤버인 시인 성기완의 시집 ‘빛과 이름’(문학과지성사)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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