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과 동서로 갈라진 사회, 民世의 화합 정신 받들어야
“사람은 누구나 한 폭의 자화상을 남기고 생을 마감합니다. 자화상은 곧 행적을 의미합니다. 민세(民世) 안재홍(安在鴻·1891~1965) 선생님의 자화상은 여러 면에서 대단히 장중하고 의지적(意志的)입니다. 나라가 국권을 상실하고 암울할 때 독립운동에 헌신하시어 옥고를 치르시고 조선일보 재직 시에는 국민 계도에 심혈을 기울이며 민족통합을 지향하셨습니다.”
3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제14회 민세상 시상식에서 사회 통합 부문 수상자인 이윤기(91) 해외한민족연구소 고문이 말했다.
민세상은 독립운동가, 언론인, 역사학자로 활동하며 좌우 통합과 열린 민족주의를 주창했던 민세 안재홍 선생을 기리기 위해 2010년 제정된 상이다. 조선일보 주필과 사장을 지냈던 민세는 좌우를 아우른 민족운동 단체인 신간회 총무간사를 맡았고 광복 후에도 좌우합작과 통일 운동에 힘썼다.
이 고문은 “민세 선생께서 염원하시던 민족 통합 정신은 남북과 동서로 갈라진 오늘에 이르러 더욱 절실하다”며 “역사란 운명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의지에 따라 창조되는 것이니, 우리의 의지를 결집해 선생의 유지를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989년 해외한민족연구소를 설립한 뒤 한민족 공동체의 정체성 회복과 연대, 사회 통합에 힘써 왔다.
사회 통합 부문의 공동 수상자인 윤기(81) 공생복지재단 회장은 부친인 윤치호 전도사와 ‘한국 고아들의 어머니’로 불렸던 모친 윤학자 여사의 뜻을 이어 평생 사회복지 현장에서 헌신했다. 윤 회장은 민세상 수상에 대해 “희망을 버리지 말라는 메시지 같다”며 “지난 55년 동안 복지 현장에서 배운 것은 꿈을 갖고, 자립하며, 문화를 나눌 수 있는 복지여야 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 한일 고령자 포럼을 발족할 계획”이라고 했다.
학술 연구 부문 수상자인 최광식(70) 고려대 한국사학과 명예교수는 “민세 선생의 신민족주의는 세계사적인 보편성과 조선사의 특수성을 아울러 역사 연구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고, ‘민족에서 세계로, 세계에서 민족으로’라는 그분의 구호는 세계가 한국 문화에 큰 관심을 가지는 지금 시점에서 더욱 뜻깊다”고 했다. 우리나라 교육 이념에 민족과 세계를 포괄하는 ‘홍익인간(弘益人間)’이란 말을 넣은 사람이 바로 민세라는 설명도 했다. 한국 고대사 연구자인 최 교수는 고려대 박물관장 시절 ‘안재홍 선집’의 출간을 주도했고, 고구려연구재단 상임이사 등으로 활동하며 중국의 고대사 왜곡을 막는 데 기여했다.
민세상 시상식은 민세안재홍선생기념사업회 주최, 평택시 후원, 조선일보의 특별 후원으로 매년 열린다. 이날 시상식엔 기념사업회의 강지원 회장, 김진현 명예회장, 서경덕·김향순 부회장, 손봉호 민세상 심사위원장(나눔국민운동본부 상임고문), 심사위원 이진한 고려대 한국사학과 교수, 기념사업회 백남추·이한칠·이영숙 이사가 참석했다.
또 최원용 평택시 부시장, 홍기원 국회의원, 김인걸 국사편찬위원장,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명예회장, 한수 대한민국역사박물관장, 이익영 광복회 평택시지회장, 박현경 윤학자공생재단 이사장, 이연 공생복지재단 상임부회장, 다우치 후미에 마음의가족 총괄이사, 민세 선생의 손자인 안영돈·안영진씨, 조선일보 박정훈 논설실장 등 모두 100여 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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