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수석 전원 물갈이…‘3실6수석’으로

유정인·유설희 기자 2023. 11. 30.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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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 모두 교체 이례적…내부 승진·관료 출신 ‘쇄신’엔 한계
정책실 부활…신임 실장에 이관섭
‘2기 체제’ 돌입…내주 부처 개각도
‘0선’ 정무수석 한오섭 눈길
과학기술수석 인선은 미뤄
총선 ‘교통정리’ 예견된 개편
수석급 이상 전원 남성 기용
‘2기 대통령실’ 얼굴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이 3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브리핑룸에서 수석급 인선안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 두 번째부터 이관섭 정책실장,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한오섭 정무수석, 박춘섭 경제수석, 이도운 홍보수석, 장상윤 사회수석.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정책실장과 과학기술수석을 신설하며 대통령실을 2실6수석에서 3실6수석 체제로 개편했다. 신임 정책실장에는 이관섭 현 국정기획수석을 임명하고 기존 수석 5명은 전원 교체했다. 총선 출마 예정자 인사와 함께 조직과 수석급을 대대적으로 정비하면서 총선 정국에서 국정에 드라이브를 걸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중앙부처 대폭 개각도 임박해 대통령실 참모진과 내각이 ‘2기 체제’ 진입을 눈앞에 뒀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 같은 조직 개편과 인선을 잇따라 발표했다. 조직 개편은 노무현·이명박·문재인 정부 때 있었던 정책실장을 부활시킨 게 핵심이다. 장관급인 정책실장은 앞으로 경제수석실과 사회수석실, 신설될 과학기술수석실 등을 관장하게 된다. 이는 “내각 및 당과의 협의 조정 기능 강화, 정책 추진 속도를 높이고 경제 정책을 밀도 있게 점검해 민생을 살피기 위해서”라고 대통령실은 설명했다.

이 신임 정책실장은 지난해 8월 대통령실이 국정기획수석을 신설할 때 대통령실에 합류해 1년3개월간 일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 제1차관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김대기 대통령비서실장은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인선을 발표하며 “이 실장은 탁월한 정책 기획력과 조율 능력을 발휘해 굵직한 현안을 원만히 해결해왔다”면서 “국정 전반에 식견이 높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바탕으로 국정 과제를 추진력 있게 이끌 적임자”라고 인선 이유를 밝혔다.

이 실장은 “윤석열 정부가 약속한 120대 국정 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내각과 당의 정책 조율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가교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우선 과제로는 물가 안정을 꼽고 가용 정책을 총동원하겠다고 했다.

내부 승진한 국정기획수석을 제외하고 기존 5수석은 모두 교체됐다. 신임 정무수석에는 한오섭 대통령실 국정상황실장이 발탁됐다. 한 신임 정무수석은 이명박 청와대 정무수석실 선임행정관, 김문수 경기도지사 정무특보 등을 역임했다. 지난 대선에선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메시지 등에 관여했다. 통상 전·현직 국회의원이 맡아온 정무수석을 ‘0선’인 한 실장에게 맡긴 건 이례적이다. 한 실장은 “당과 대통령실, 국회와 대통령실 간 소통에 소홀함이 없도록 챙겨 나가겠다”고 말했다.

신임 시민사회수석은 황상무 전 KBS 앵커, 신임 경제수석은 박춘섭 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이 맡는다. 황 신임 수석은 지난 대선 때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언론전략기획단장으로 토론 실무를 총괄했다. 박 신임 수석은 기획재정부 예산실장과 조달청장 등을 역임한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김 실장은 “(박 수석은) 거시경제 전반에 식견을 갖추고 있어 경제 활력을 높이고 민생 안정을 도모해 나갈 수 있는 적임자”라고 인선 이유를 밝혔다.

홍보수석에는 이도운 현 대통령실 대변인이 내부 승진했다. 서울신문과 문화일보에서 일한 언론인 출신으로 지난 2월부터 대통령실 대변인을 맡아왔다. 교육·복지·연금 개혁 등을 추진할 사회수석에는 장상윤 현 교육부 차관이 임명됐다. 신설되는 과학기술수석 인선은 이날 발표되지 않았다. 산하에 4개 비서관직을 설치할 예정이며, 이르면 연내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인선은 대통령실 핵심 참모와 국무위원들의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앞두고 예견된 것이었다. 대통령실 인선에서 수석들이 한꺼번에 교체된 건 이례적이다. 조직 개편과 수석급 전원 교체를 단행하면서 이전과 다른 ‘2기 체제’를 선언한 것이다. 다만 내용 면에서는 내부 승진, 대선 당시 참모, 정통 관료 출신들로 인선해 쇄신 신호를 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대기 비서실장과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을 유임하고 신임 정책실장을 내부 승진시키며 3실장 체제 출범 속에 안정을 꾀했다. 정무·홍보수석을 내부 인선한 점도 ‘변화 속 안정’을 추진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선으로 미정인 과학기술수석을 제외하고 수석급 이상이 전원 남성으로 채워졌다. 기존 2실6수석 체제에서도 여성은 김 홍보수석이 유일했다.

윤 대통령이 지난 10월 여권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민생, 정책, 현장을 강조하는 만큼 ‘2기 대통령실’에서도 이 같은 기조가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 성과를 부각하고 국정 어젠다를 주도하기 위한 속도전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유정인·유설희 기자 jeong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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