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붉힌 사령탑 "우리가 배구 더 못했다", 2위 대한항공의 반성... 훈련서 답을 찾는다 [인천 현장]

인천=안호근 기자 2023. 11. 3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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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상대보다 배구를 더 못했다.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

"공격도 안됐고 반격도 안됐다. 시도는 하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은 했지만 우리가 상대보다 배구를 더 못했다. 우리가 배구를 더 잘해야 한다. 이건 내가 잘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잘해서 지면 위안거리가 있는데 오늘 같이 안 되는 날엔 드릴 말씀이 없다. 우리가 훈련하는 이유가 더 잘하기 위해서인데 돌아가서 더 보완하고 훈련해야 할 목표가 확실히 생겼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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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인천=안호근 기자]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왼쪽)이 30일 우리카드전에서 정한용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사진=KOVO
"우리가 상대보다 배구를 더 못했다. 우리가 더 잘해야 한다."

1위를 지키지 못했다. 부족한 부분이 너무도 많이 보였기에 사령탑은 할 말이 없었다.

토미 틸리카이넨(36) 감독이 이끄는 인천 대한항공은 30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우리카드와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19-25, 23-25, 24-26)으로 완패했다.

블로킹에서 13-5로 완벽히 밀렸고 전반적으로 공격이 매끄럽게 돌아가지 않았다. 성공률(40.59%-48.79%) 열세보다 더 두드러진 건 효율(17.82%-35.37%)였다. 결정적인 순간마다 상대의 절묘한 서브에 허를 찔렸던 것도 뼈아팠다.

대가는 뼈아팠다. 2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셧아웃 패배를 당한 대한항공은 8승 4패로 승점은 25로 같지만 다승에서 우리카드(9승 3패)에 밀려 선두 자리를 내줬다.

경기 후 만난 틸리카이넨 감독은 평소와 같이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마땅한 말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보였다. "상대편에게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우리보다 배구를 잘했다"며 "해야 할 일이 더 생겨났다"고 말했다.

경기 중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는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가운데).
무엇이 유독 안 됐을까. 틸리카이넨 감독의 말에 따르면 총체적 난국이었다. "공격도 안됐고 반격도 안됐다. 시도는 하고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은 했지만 우리가 상대보다 배구를 더 못했다. 우리가 배구를 더 잘해야 한다. 이건 내가 잘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잘해서 지면 위안거리가 있는데 오늘 같이 안 되는 날엔 드릴 말씀이 없다. 우리가 훈련하는 이유가 더 잘하기 위해서인데 돌아가서 더 보완하고 훈련해야 할 목표가 확실히 생겼다"고 전했다.

1세트는 우리카드가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그러나 2,3세트엔 충분히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승부처에서 집중력의 차이가 승부를 갈랐다. 3세트 이길 수 있던 흐름에서 분위기가 뒤집어지자 틸리카이넨 감독은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인터뷰실에서도 그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있었다. 그는 "오늘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면 확실히 문제가 생기는 건 맞다"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물론 우리카드가 잘한 것도 맞다. 그러나 1라운드에 이어 다시 패배를 떠안은 건 뼈아프다. 그는 "우리카드는 배구를 잘하는 팀이고 오늘도 주 공격수들이 점수를 잘 내줬고 수비도 잘 했다. 1라운드에선 우리가 매치포인트 6개가 있었지만 (패배 자체가) 크게 걱정할 건 아니었다"면서도 "오늘은 확실히 우리가 제대로 된 모습을 못 보여줬다"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

훈련에서 답을 찾는 틸리카이넨 감독의 대한항공이다.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가 모호한 훈련 방식을 취하는 대한항공은 훈련 때마다 연습 경기를 치르며 선수들에게 실전 감각을 길러주고 있다. 올 시즌 정지석과 김민재가 없이도 승승장구 할 수 있었던 이유다.

정지석과 김민재만 기다릴 수는 없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들이 복귀가 다가오고 있다면서도 "당장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결국 그들이 강해졌던 기존의 훈련 방식으로 다시 부족한 점을 메워가며 강해지는 수밖에 없다. 패배는 뼈아프지만 이 경기를 통해 확실한 보완점을 찾았다는 틸리카이넨 감독의 확신이 있어 여전히 무섭게 느껴지는 대한항공이다.

타임을 불러 선수들에게 작전을 지시하는 틸리카이넨 감독(가운데). /사진=KOVO

인천=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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