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성장률 2.1%…3연속 하향
한은,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회복 부진 전망
내년 성장률 2.1%로 하향
한국은행이 내수 부진을 반영해 내년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보다 0.1%포인트 낮은 2.1%로 소폭 하향 조정했다. 한은은 지난 2월 이후 3차례 연속 내년도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반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0.2%포인트 올려 2.6%로 제시했다. 예상보다 경기는 나빠지고 물가안정은 더뎌진다는 의미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기준금리를 연 3.5% 수준에서 동결하고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30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3.5%로 동결하기로 금통위원 전원일치 결정했다. 지난 1월 0.25%포인트 인상을 마지막으로 2·4·5·7·8·10·11월 7회 연속 기준금리를 묶었다. 경기회복세가 뚜렷하지 않고, 물가도 여전히 목표 수준을 웃도는 상황이어서 기준금리를 한쪽으로 움직이기 쉽지 않은 여건을 반영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금통위는 현재의 금리 수준이 “긴축적 수준”이라고 보고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금통위는 “물가상승률이 당초 예상보다 높아졌지만 둔화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도 큰 만큼 긴축 기조 유지가 적절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전망치인 1.4%를 유지했다. 내년 전망치는 2.1%로 종전(2.2%)보다 또 낮췄다. 한은이 2024년 성장률을 처음 예측한 지난 2월 전망치는 2.4%였다. 한은은 소비, 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다소 부진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전날 한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2.3%로 0.2%포인트 높인 것과 반대되는 방향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OECD가 우리 교역 대상인 미국과 중국 성장률을 (한은보다) 높게 예측해 우리 수출도 더 나아질 것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 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의 통화정책 운용,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추가 인상 필요성을 판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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