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곳마다 한국 제품…“일본산보다 좋네” 푹 빠진 대만 무슨 일

박홍주 기자(hongju@mk.co.kr) 2023. 11. 30.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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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대만서 로켓배송서비스
유아용품·화장품 등 한국산 인기
중소기업 판로 개척 효자로
‘3호 물류센터’ 내년 상반기 개소
쿠팡, 대만에 ‘로켓배송’ 등 서비스 진출 [사진 = 쿠팡]
쿠팡이 ‘로켓배송’ 모델을 대만에 도입한 지 1년 만에 현지 유아용품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다. 생활용품, 뷰티 상품도 현지에서 불티나게 팔리면서 K상품 전성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특히 직접 해외진출을 시도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이 쿠팡을 통해 상품을 수출하면서 ‘해외진출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의 로켓배송이나 로켓직구 서비스를 통해 대만에 상품을 수출하는 국내 중소기업은 1만2000개를 넘어섰다. 쿠팡에서 판매하는 수백만개의 상품 가운데 약 70%가 중소기업 상품이다. 생활용품·뷰티·유아용품 등을 생산하는 소비재 기업들이 쿠팡을 통해 손쉽게 해외로 판로를 넓히게 된 것이다.

쿠팡은 690 대만달러(약 2만8800원) 이상 제품을 구매하면 익일 대만행 첫 비행편으로 물건을 보내 빠르면 3~4일 내에 무료배송하고 있다. 현지 로켓배송도 195 대만달러(약 8150원) 이상 구매하면 다음날 무료로 배송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기저귀·물티슈 등 유아용품에서 쿠팡은 대만 시장을 장악했다. 품질에 엄격한 유아용품 소비자들 사이에서 한국산 제품의 품질이 높은 신뢰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쿠팡의 유아용품 상품군이 현지 온라인 쇼핑몰 가운데 가장 많은 품목을 갖추고 있어 소비자들의 선택권이 크다는 점도 주효했다. 유아 물티슈 업체인 순수코리아의 양칠식 대표는 “최근 쿠팡을 통해 대만 매출이 전체 회사 수출 비중의 50%에 도달했다”며 “현지에 (쿠팡의) 추가 물류센터가 개설되면 물량 급증으로 판매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산 밥솥도 현지인들에게 인기다. 대만 소비자들은 그동안 일본의 ‘코끼리 밥통’을 선호했는데, 쿠팡의 진출로 한국 브랜드인 ‘쿠쿠’, ‘쿠첸’ 등의 선호도가 높아졌다.

대만 시장 공략은 중국 시장의 둔화로 수출에 활력을 잃었던 ‘K뷰티’ 업계에도 새로운 활력이 되고 있다. ‘바르고코스메틱’ ‘지피클럽’ ‘방앗간화장품’ 등 중소 화장품 업체들은 “쿠팡을 통해 대만에서 판매량이 가파르게 뛰었다”고 입을 모았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소기업 화장품의 대만 출은 7000만달러(약 93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12.2% 늘었다.

쿠팡이 최근 대만에 건립한 현지 2호 풀필먼트센터. [사진 제공 = 쿠팡]
지난해 10월 대만에 처음 진출한 쿠팡은 지난달 2일 대만 북서부 타오위안시에 풀필먼트센터 2호를 개소하는 등 물류센터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의 ‘로켓배송’ 서비스를 현지에서 구현하기 위해서다. 내년 상반기에는 3호 센터를 연다는 계획이다.

국내 유통업계에서 단순 점포 개설을 넘어 물류 투자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을 수출하는 것은 쿠팡이 처음이다. 강형구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유통업체의 해외 진출은 ‘로켓배송 생태계’ 전체를 수출한다는 점에서 전혀 새로운 의미와 형식의 수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켓배송은 우수한 품질에도 인지도는 높지 않았던 이른바 ‘히든 챔피언’들의 발굴로도 이어졌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현재 쿠팡에서 성공을 거두는 중소기업들은 상당수 오프라인 유통채널에서 납품이 거절된 경우가 많다”며 “업계 후발주자였던 쿠팡은 이들을 적극 발굴했다”고 말했다. 가전기업 ‘앱코’는 2018년 쿠팡에 입점한 후 온라인 매출 비중이 90%까지 치솟으며 2020년 코스닥에 상장했고, 가구업체 ‘스튜디오 삼악’, 대체식품 푸드테크 기업 ‘인테이크’는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대만의 이커머스 시장 잠재력은 한국보다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대만 유통시장 규모는 1273억 달러(약 165조원)에 달한다. 온라인 쇼핑거래 규모는 지난해 기준 14.3%로 낮은 수준이지만 2017년보다 2배로 뛰어오르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다. 국내 중소기업 브랜드들이 대만의 온라인 시장에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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