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들이랑 같이 놀 수 있어 좋네요”…회춘한 기분 든다는 ‘이것’
“하다보니 안 어지럽고 즐거워”
서울 경찰도 가상현실로 대응훈련
내년 파출소 등에 ‘폴리스원’ 보급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 노인종합복지관. XR(eXtended Reality·확장현실)를 활용한 ‘감성놀이터’ 강의를 듣고 있는 어르신들은 활기에 찬 모습이었다. 김진자 씨(79)는 “어지럽지 않고, 너무 즐거워서 XR 수업이 있는 목요일만 기다린다”고 말했다. 다른 수강생 주광자 씨(71)는 “손주들을 만나 XR로 만든 그림 작품을 보여줬다”고 자랑했다.
XR 프로그램은 이 복지관의 대표 교육 프로그램으로 매번 수강생 정원인 10명이 꽉 찰 정도로 인기가 많다. 조아라 복지사(35)는 “선착순으로 받아야 할 정도로 어르신들의 관심이 큰 프로그램”이라며 “세대 간 디지털 격차가 심해지다 보니 그런 것들을 해소하고 싶은 마음으로 오시는 분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XR은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등 초실감형 기술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TV, PC, 스마트폰에 이은 차세대 기술이다. 애플, 메타, 삼성 같은 굴지의 기업들이 부품, 서비스를 포함한 고부가가치 산업에 뛰어들었다.
한국도 XR 산업에 발을 들였다. 2021년 과학기술정보통부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XR시장 규모는 2021년 9900억원에서 2025년 1.8조원으로 연평균 16.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
XR은 미래 먹거리 산업일 뿐 아니라, 공공 영역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신종 묻지마 범죄나 강력 사건을 대처하는 훈련에도 XR 기술이 쓰인다. 경찰은 다양한 범죄 상황을 확장현실 기술인 XR로 훈련하게 된다. 게임사인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2022년 출시한 ‘폴리스 원’이 내년부터 파출소 같은 일선 경찰관서에 보급될 예정이다.
실제로 체험해본 경찰관들의 현장 반응도 괜찮았다. 경찰관들은 “영상교육이나 글로 배우는 것보다 확실히 실제 훈련처럼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로운 체험이라 흥미로웠다. 경찰학교 교육 과정에 도입되면 좋겠다”, “테이저건 사용시 비용이 많이 들어 실제로 쏘기 어려운 점이 있는데 XR로 발사하는 훈련을 할 수 있어 도움이 됐다”는 의견을 남겼다.
서울시의 XR 사업 지원 가운데 대표적 것이 실증지원이다. XR 기술은 상용화의 관문인 실증이 까다로워 수익성이 없는 상품은 업체들이 개발을 꺼린다. 이에 서울시와 서울경제진흥원 등이 나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다. 서울 XR실증센터는 XR 제품과 서비스를 대상으로 올해 9월까지 400여곳의 기술 실증을 도왔다. 복지관 교육에 활용한 감성놀이터 프로그램과 경찰 훈련용 ‘폴리스 원’ 역시 모두 시의 실증 지원을 받았다.
위정현 중앙대 가상융합대학장(한국게임학회 회장)는 “XR기술의 영역은 단순히 게임산업 만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비즈니스 차원에서만 접근하지 말고 공적인 영역에서는 지방정부가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XR 기업이 현재 산업 초기 단계로 마케팅, 수출 판로개척 등에 애로사항을 겪는 기업이 많다는 점을 고려해 서울시는 지난 10월 서울 XR페스티벌을 개최했다. 10월 14일부터 10월 17일까지 4일간 이어진 행사에는 일반 시민들도 4000여명이 찾았다. 페스티벌은 케이팝과 연계한 가상현실(VR) 콘텐츠 체험 ▲XR 기업의 제품 전시와 체험 ▲XR 산업 관계자 간 지식 공유를 위한 ‘XR 비즈니스 포럼’ ▲XR 기업 애로사항 등 청취를 위한 ‘XR 네트워킹 데이’ 등 4개 행사를 진행했다. 시 관계자는 “페스티벌을 통해 시민들에게 XR 산업의 인지도를 높이고 기업 간 교류 활성화를 도모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상암동에 2만9759㎡ 규모의 XR 산업 중심 구축기지를 2026년까지 조성할 계획이다. 또 콘텐츠와 인공지능(AI), XR 등 차세대 기술이 결합한 연구개발(R&D)에 5년간 2000억원의 자금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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