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새벽 4.0 지진... 올해 내륙에서 가장 큰 규모

박상현 기자 2023. 11. 30. 2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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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4시 55분 발생, 여진도 7차례
지진은 이렇게 피하는 거래요 - 30일 오전 4시 55분 경북 경주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광주광역시 북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이 지진 대피 훈련을 하고 있다. /김영근 기자

30일 오전 4시 55분 경북 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고 기상청이 밝혔다. 이날 지진은 올해 발생한 지진 가운데 2번째로 규모가 컸다. 내륙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서는 가장 강력했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은 2016년 9월 12일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인 5.8의 지진이 발생했던 곳과 가깝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경북 일대에는 거의 모든 주민이 흔들림을 느낄 정도의 충격이 가해졌다. 지진 발생 후 규모 1.5 지진 등 여진도 7차례 이어졌다. 지진이 발생하자 경주 시민들은 불안에 떨었다. 용강동 한 아파트 13층에 사는 김재우(47)씨는 “누군가가 침대를 잡고 흔드는 것 같았다”며 “2016년 경주 지진 이후 한동안 스마트폰을 진동으로 해놓지 않을 정도로 트라우마가 있었다”고 했다. 황남동 주택에 사는 최점숙씨(69)는 “보통 새벽 5시 10분쯤 일어나 새벽 기도를 가는데 오늘은 지진 때문에 더 일찍 깼다”고 했다.

다만 이날 지진으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이날 지진을 느꼈다는 신고는 경북 지역 59건 등 전국적으로 132건 들어왔지만, 인명이나 재산 피해 신고는 접수된 게 없다”고 말했다. 월성 원전 등 경주 주변 원전의 가동에도 영향이 없다고 한국수력원자력은 밝혔다.

그래픽=김하경

이번 지진은 한반도가 더 이상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는 이날까지 규모 2.0 이상 지진이 99번 발생했다. 가장 큰 규모는 5월 15일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서 발생한 규모 4.5 지진이었다. 올해는 11월까지 지진 횟수만으로도 1978년 이후 역대 넷째로 지진이 많이 발생했다. 특히 경주·포항 등 한반도 동남권 지역의 지진 발생 빈도가 늘면서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이번 지진 진앙 반경 50㎞ 내에서는 1978년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이번까지 총 418번 발생했다. 이 중 규모 4.0 이상은 8번이다.

한편 이번 지진은 발생 후 2초 만에 처음 관측됐고, 발생 8초 만에 전국으로 알람과 함께 긴급 재난 문자가 발송됐다. 내륙 지진의 경우 규모가 4.0 이상이면 발생지가 어디든 이 같은 조치를 취한다. 전국적으로 긴급재난문자가 발송됐다는 것은 남한 내륙에서 ‘규모 4.0 이상’ 지진이 났거나, 북한이나 국외 또는 남한 해상에서 규모 4.5 이상 지진이 발생했다는 뜻이다. 깊은 새벽 알람 소리에 새벽잠을 설친 국민들은 “경주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사는데 왜 지진 문자를 받아야 하느냐”며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하지만 기상청 관계자는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을 때 해당 지역뿐만 아니라 전역에 알람이 가는 것은 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필요한 조처”라고 말했다. 지진 발생 지역에선 여진에 대비해 빠른 대피가 필요하고, 그 밖의 지역에선 지진 발생지에 사는 가족 등의 생사를 확인해 연락이 끊겼을 경우 소방 당국에 알리는 등 대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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