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일자리 갖췄는데 여전히 싼 곳 … 화성·평택·파주 주목"
공격적 투자할 시기 아냐
서울 강남·용산·여의도 등
본질가치 '입지'에 집중
아파트 경매건수 3년래 최다
반포래미안 등 인기매물 등장
지방은 양극화 더 심해질 듯
산단 배후가 그나마 버틸 것
최근 국내 부동산 시장이 다시 변곡점을 맞는 모습을 보이자 '2023 서울머니쇼 플러스'에도 부동산 관련 투자 전략을 얻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넷째주(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보합세를 기록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세를 멈춘 것은 지난 5월 넷째주 이후 28주 만이다. 전국 아파트 가격은 아예 하락 전환했다.
이제 사람들의 관심사는 앞으로의 추이다. 3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3 서울머니쇼 플러스'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조정 국면이 내년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시장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면 2014년부터 오르고 2021년에 고점을 찍은 뒤 하락 조정기가 진행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최소 내년까지는 지금 같은 추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기원 리치고 대표는 "가격과 거래량, 주택구입부담지수 등 여러 지표로 따질 때 수요가 너무 오른 시장을 지지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올 상반기 '정책이 만든' 반등이 끝나고 다시 하락이 오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공격적인 투자를 할 시기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자금 여력이 된다면 투자를 꺼리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셋값이 오르고 있는 데다 시장을 짓누르던 고금리 여건도 조금 나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2023년 초 같은 급락 위험은 높지 않은 만큼 시장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빠숑)은 "지금 같은 시기는 입지 등 부동산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장이 '게걸음'인 상태가 지나면 기본 가치가 좋은 지역이 먼저 치고 나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이 불투명할수록 근본으로 돌아가라'는 재테크 조언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시장 가격을 결정짓는 주요 가치로 △주변 일자리 △교통망 △생활 인프라스트럭처 △유해 환경 존재 여부 등을 주로 꼽는다. 고종완 원장은 "강남과 용산, 여의도 등은 본질 가치가 좋아 주거 상향 이동의 종착지라는 상징성 때문에 심각한 경제위기가 오지 않는 한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며 "내년에도 큰 경제 변화가 없는 한 이들 지역 방어가 가장 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기 있는 곳은 이미 비싸지 않냐'는 반론도 나온다. 김학렬 소장은 "서울이 좋다는 사실은 모두 알지만 한 번에 진입하기도 어렵다"며 "자금력이 딸리는 신혼부부 등은 경기도를 선택하되 단계별로 갈아타기를 하며 올라가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학렬 소장은 "수도권에는 교통, 일자리, 생활 인프라 등 삼박자를 갖췄는데 눈에 보이지 않아 여전히 싼 곳이 있다"고 말했다. 그가 대표 사례로 든 지역은 경기도 화성시와 평택시, 용인시 등이다. 반도체밸리 조성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노선 개통, 대규모 아파트 단지 건설이 집중되는 만큼 부동산 본질 가치가 좋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수도권 서북부에서는 파주·고양시 일대, 동북권에서는 양주시, 서남권에서는 부천시 등이 거론됐다.
김기원 대표는 이제부터는 경매 시장을 주목할 때라고 주장했다. 나쁜 경제 상황 때문에 문제가 생긴 경매 물건이 법원 현장까지 나오는 데 대개 1~2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2024~2025년에 정말 좋은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부동산 경매 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10월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 건수는 2629건으로 2020년 11월(3593건) 이후 2년11개월 만에 최다를 기록했다. 서울 지역 아파트 경매 건수는 238건으로 집계됐다. 2016년 5월(291건) 이후 가장 많았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와 반포래미안아이파크, 한남동 나인원한남 등 인기 지역 매물까지 등장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과 지방 부동산의 양극화는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지방 소멸론'이 거론될 정도로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이라 지방 입지가 더 좁아질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 고종완 원장은 "지방에서는 그나마 광역시가 낫고, 광역시 중에서는 해당 지역 핵심지가 버틸 것"이라며 "대구는 수성구, 부산은 해운대구와 수영구 등을 꼽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문일호 기자 / 김용영 엠블록 에디터 / 손동우 기자 / 우수민 기자 / 박나은 기자 / 사진 김호영 기자 /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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