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포스트에 외부전문가 3명 영입… 조직도 슬림화

김나인 2023. 11. 30.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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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김영섭號 첫 인사
신설 기술혁신부문장에 오승필
MB특보 출신 임현규, 소통 총괄
법무실장엔 검사 출신 이용복
서울 종로구 KT 사옥 전경 <KT 제공>

김영섭 KT CEO(최고경영자)의 선택은 실용과 쇄신이었다. '이권 카르텔' 논란으로 흔들렸던 기업 이미지를 회복하고 조직을 슬림화하면서도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해 혁신을 꾀했다. 또 신사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 IT(정보기술)와 R&D(연구·개발)를 통합한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DX(디지털 혁신) 파트너' 비전을 내세우면서 '쇄신·실용주의' 키워드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이 나온다.

KT 측은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통해 조직·인사를 합리적으로 쇄신해 기업의 준법경영을 강화하고, 대내외 신뢰회복과 함께 장기적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라며 "KT 그룹사의 핵심 보직이 KT 임원들의 퇴임 수순으로 활용됐던 기존의 관행을 폐지하고 온전하게 그룹 관점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인사를 배치했다"고 설명했다.

◇'구현모 지우기'…경영관리 효율화로 '재무통' 색 드러내

KT는 이번 인사에서 상무보 이상 임원을 20% 줄이며 슬림화를 꾀했다. 고객·역량·실질·화합 등 4대 키워드를 제시하면서 쇄신과 실용주의를 표방하는 김 대표가 경영 색채를 본격적으로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상무 이상 임원은 98명에서 80명, 상무보는 기존 312명에서 264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CEO 공백 사태로 임원 인사를 건너뛰고 2년 만에 조직개편과 인사가 이뤄진 만큼 변화의 폭이 컸다. 특히 이른바 '이권 카르텔'로 지목됐던 임원 다수가 물갈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직개편에서는 카르텔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그룹트랜스포메이션 부문을 해체했다. 지난 2021년 구현모 전 대표가 CEO 직속으로 신설한 부문으로, 윤경림 사장이 부문장을 맡았던 조직인 만큼 '구현모 지우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 정권과 보폭을 맞춰 사법리스크 해소에 힘을 싣기 위한 인사도 눈에 띈다. 새로 영입한 임현규 경영지원부문장(부사장)은 2007년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 경선 당시 정책홍보단장을 지냈다. 이용복 신임 법무실장(부사장)은 2016∼2017년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 특별검사보 중 한 명이다.

본사 스탭 조직인 CSO(최고전략책임자), CFO(최고재무책임자), CHO(최고인사책임자) 등은 CEO 직속으로 변경해 경영지원기능을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CSO에는 커스터머 전략부서를 이끌던 박효일 전무를 보임하고, CFO에는 금융 그룹사에서 경력을 쌓은 장민 전무를 중용했다. CHO는 인사, 기업문화, 커뮤니케이션 전략 부서를 두루 거친 고충림 전무가 맡는다.

경영관리 효율화에 방점을 찍으며 재무개선에 강한 '재무통'으로 꼽히는 김영섭 대표의 색이 드러난 개편이라는 평이 나온다. KT 관계자는 "젊은 인재와 능력을 인정받은 승진자들이 그룹사에 배치돼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 형태로 인사를 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생태계 주도권 되찾겠다" 공언…AI 풀스택 드라이브 전망

이번 조직개편으로 AI(인공지능)와 DX, B2B(기업간거래) 등 탈통신 사업에 무게가 더 가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AI 연구개발 조직을 강화해 내년에는 KT의 초거대 AI 모델인 '믿음' 서비스에 KT클라우드의 'AI 풀스택' 패키지를 제공하면서 초거대 AI 대중화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기존 'AI·DX융합부문'은 '전략·신사업부문'으로 바뀌었고, IT부문과 융합기술원을 통합해 '기술혁신부문'을 신설했다. 야후, 마이크로소프트, 현대카드·커머셜을 거친 IT 전문가인 오승필 기술혁신부문장(부사장)을 영입하고, 기술혁신부문 산하 KT컨설팅그룹장에는 삼성SDS,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웹서비스, LG CNS 등을 거친 정우진 전무를 영입했다.

김 대표는 지난 9월 열린 '모바일360 아시아태평양' 콘퍼런스에서 '통신사 주도의 디지털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경영 전략을 공개하면서 "글로벌 빅테크에 뺏긴 디지털 생태계 주도권을 통신사가 되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하며 "6G와 새로운 ICT(정보통신기술)로 디지털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통신사들이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그 위에 독점적인 통신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는데 만족하는 동안 빅테크는 통신사가 구축한 인프라에 메신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인터넷 금융 등 혁신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디지털 생태계의 주인이 됐다"며 "통신사도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클라우드, AI 고객센터, 보안, 메타버스, 모빌리티를 KT의 핵심 사업 영역으로 꼽았다. 이번 조직개편과 인사를 계기로 이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길 전망인 가운데 구현모 전 대표의 '디지코'와 어떻게 다른 색을 보일지도 주목된다.

한편 KT에 이어 그룹사도 쇄신이 예상된다. 지니뮤직, KT서브마린, KTCS, KTis, 나스미디어, 플레이디, 이니텍 등 KT 계열 9개 상장사의 대표이사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가 임기인 만큼 이번 정기인사 대상이다. HCN, 스카이tv 등의 대표이사가 교체 물망에 올랐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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