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혁신위 '최후통첩'…김기현 '인요한 공관위원장' 단칼 거절

최평천 2023. 11. 3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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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30일 당 주류의 희생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공식화하면서 지도부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혁신위는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운 이른바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에게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등 험지 출마를 제안하는 안건을 혁신안으로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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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요한 "혁신은 100점 아니면 0점"…김기현 "공관위원장이 목표였나"
김기현·인요한 또 충돌…'비대위 전환·혁신위 해산' 날선 신경전
혁신위 회의주재하는 인요한 혁신위원장 (서울=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11차 전체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11.30 scoop@yna.co.kr

(서울=연합뉴스) 최평천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30일 당 주류의 희생을 요구하는 '최후통첩'을 공식화하면서 지도부가 어떤 결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혁신위는 이날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운 이른바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에게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등 험지 출마를 제안하는 안건을 혁신안으로 의결했다.

지난 3일 구두로 권고했던 내용을 정식 혁신안으로 당에 보고할 테니 이에 대한 수용 여부를 김기현 대표 등 지도부가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한 것이다.

인 위원장은 브리핑에서 "혁신은 100점 아니면 0점이다. 70, 80점짜리는 없다"며 지도부가 혁신위 제안에 그동안 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점을 작심 비판했다.

지도부가 현역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 혁신안, 희생 권고 등을 두고 공천관리위원회가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고 선을 그은 데 대해선 "국민이 납득할 수 없다"며 "전권을 준다고 공언한 말씀이 허언이 아니면 나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라고도 요구했다.

공관위원장으로서 주류 의원들 용퇴를 직접 끌어내는 등 혁신안의 실천까지 책임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병민 최고위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도부 내부에서도 이제는 혁신위 요구에 응답할 시간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혁신과 쇄신에 나서달라는 주문에 대한 응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고, 장예찬 청년최고위원도 전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도부가 조금 더 적극적으로 혁신안 수용 의지를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일부 최고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인 혁신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에 "좋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호응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자신을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한 요구에 대해 단칼에 거절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을 만나 "그동안 혁신위 활동이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그런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 상황이 매우 엄중한데 공관위원장 자리를 가지고서 논란을 벌이는 것이 적절하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혁신위와 당 주류는 비상대책위 체제 전환론, 혁신위 조기 해산론을 두고서도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 비대위 체제 전환에 대해 "필요하면 해야 한다"며 "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라디오 출연 이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 전환은 내 영역 밖의 일"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김 대표 측은 불쾌하다는 반응을 감추지 않았다.

김 대표 측은 "인 혁신위원장 뒤에 당 지도부를 흔들어 비대위를 출범시키려는 세력이 있는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류 일각에서는 당내 논의 절차를 무시한 혁신위가 결국 조기 해산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김기현-인요한 회동 (서울=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면담하고 있다. 2023.11.17 [공동취재] uwg806@yna.co.kr

이처럼 김 대표와 인 위원장이 정면충돌하자 당내 분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인 위원장의 희생 권고 이후 혁신위와 당 주류 간 갈등설이 불거지자, 김 대표가 인 위원장과 면담하며 사태를 일시 봉합한 바 있다.

김 대표가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를 거절함에 따라 혁신위는 다시 한번 '조기 해산' 카드를 꺼내며 지도부에 날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 혁신위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는 위원장 개인적 의견이지만, 혁신위원들도 다 수긍하는 분위기"라며 "혁신위의 조기 해산 가능성도 열려있다"고 말했다.

p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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