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공정성 관점에서 본 대학수학능력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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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수험생의 노력의 결실을 확인하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종료되었지만 "고액 사교육을 받아야만 풀 수 있는 문제를 수능에 내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교육부의 원칙이 지켜졌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만약 수험생들이 생각하는 킬러 문항인 정답률 5% 미만 문제가 이번 수능이나 앞으로의 수능에서 나타난다면 공교육 체제를 통한 수능 준비에 대해 믿음이 약해질 수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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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수험생의 노력의 결실을 확인하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종료되었지만 "고액 사교육을 받아야만 풀 수 있는 문제를 수능에 내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는 교육부의 원칙이 지켜졌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소위 '킬러 문항' 없이 변별력을 갖췄다는 주장과 아직 결과가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정답률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는 일부 문제는 킬러 문항이라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킬러 문항은 '학교 교육과정이나 수업에서 다루지 않고 가르치지 않는 문제'를 의미한다. 수능 시행기본계획에서 항상 수능의 출제 방향은 '학교 교육의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의 내용과 수준에 맞추어 출제한다'였다. 이러한 원칙을 어기는 킬러 문항은 교육의 공정성을 침해한다. 수능 고득점을 위해 학생들이 고가의 사교육에 의지하도록 만들어 공교육을 약화시키고, 수능 점수 결과가 학생 자신의 노력이 아니라 가정의 경제적 배경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킬러 문항에 대한 이러한 정의는 수험생들이 생각하는 초고난도 문제와 다른 것으로 개념적으로는 정답률이 극히 낮은 문항이라도 킬러 문항이 아닐 수 있다. 여전히 대학 입학 과정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인 수능은 변별력을 갖춰야 하기에 영역별로 다양한 난이도를 갖춘 문항이 출제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결국 가능한 선택은 변별력을 갖춘 문항을 영역별로 골고루 출제할 수밖에 없는데 이번 수능은 그러한 목표를 우선 달성했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수능이 공정했는지에 대한 평가를 단순히 킬러 문항 배제 여부로만 판단하는 것은 너무 단편적인 논의에 그친다. 이번 수능이 교육부의 '킬러 문항 배제 방침'에 담겨 있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 인식인 '사교육으로 인한 교육 불평등 문제'가 해소될 가능성을 보여주는지 측면에서 평가되어야 한다. 교육의 공정성이란 '모든 학생들에게 동등한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배경과 능력을 가진 학생들의 노력의 결과가 신뢰성 있고 타당하게 평가되는 것'을 의미한다.
수험생들이 수능을 공교육 체제 내에서 준비할 수 있고, 과목별 난이도 균형이 유지됨으로써 특정 과목의 결과가 전체 성적을 좌우하는 것을 배제해야 한다.
이번 수능은 이러한 관행을 극복하고 수험생들이 공교육 체제와 EBS를 통해 고득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또 이번 수능은 과거와 같이 특정 선택과목 난이도에 따라 학생의 성적이 좌우되는 문제를 최소화하였다는 점에서 불공정 문제를 개선하였다.
벌써 사교육 업체들은 변화된 수능의 모습을 준킬러 문항이 많이 출제된 시험이라고 지칭하고 미래의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공포 마케팅을 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 수험생들이 생각하는 킬러 문항인 정답률 5% 미만 문제가 이번 수능이나 앞으로의 수능에서 나타난다면 공교육 체제를 통한 수능 준비에 대해 믿음이 약해질 수 있다는 사실도 고려해야 한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능의 공정성이 유지될 수 있도록 교육정책 당국의 지속적인 노력이 유지되어야 한다.
[박주형 경인교대 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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