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산업 리포트] 미·유럽 우주자원 개발 리더들 “제2의 석유·가스가 달에 있다”
“240조원 우주 자원 시장…제2의 석유·가스 회사 같은 것”
“지금의 투자, 미래에 수십 배로 돌아올 것”
한국이 미국, 유럽과 함께 달 현지 자원 공동 연구에 나섰다. 한국에 모인 미국과 유럽 우주자원 연구기관의 수장들은 우주 자원에 대한 투자가 미래에 엄청난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도 우주 자원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제럴드 샌더스(Gerald Sanders) 미 항공우주국(NASA) 우주현지자원활용(ISRU) 총책임자와 캐서린 해들러(Kathryn Hadler) 유럽우주자원센터(ESRIC) 원장, 클리브 닐(Clive Neal) 미국 노트르담대 지질과학과 교수는 지난 11월 29일 대전 기초과학연구원 과학문화센터에서 열린 ‘우주자원 국제워크숍’에서 조선비즈와 인터뷰하며 우주 자원의 가능성을 설명했다.
이들은 우주 자원 분야에서 세계적인 전문가로 미국과 유럽의 우주 자원 연구개발 방향을 결정하는 핵심 인물이다. 세 사람이 한꺼번에 한국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한 것 자체가 한국의 우주 개발에 국제 사회가 얼마나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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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우주 자원 개발이 새로운 경제적 기회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더스 NASA ISRU 총책임자는 “우리가 하는 일은 지구에 투자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수십 배의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며 “우주가 우리에게 주는 어려움이 새로운 기술을 만들도록 이끄는 것도 경제적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동력이 된다”고 말했다.
룩셈부르크우주국(LSA)은 우주 자원 산업에서 2045년까지 최대 1700억유로(약 241조원)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인류의 첫 도착지로 꼽히는 달만 하더라도 반도체 등 첨단제품에 사용되는 희토류와 차세대 에너지원인 헬륨3, 현지 로켓 연료로 사용되는 수소를 얻을 수 있다. 우주 자원을 소행성까지 확장하면 니켈과 백금 같은 귀금속을 확보하는 것도 가능하다.
우주산업에서 우주 자원이라는 분야가 새롭게 성장하면서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NASA의 달탐사분석그룹(LEAG)을 이끈 클리브 닐 미국 노트르담대 지질과학과 교수는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Artemis)’의 하위 프로젝트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된 사례를 들었다. CLPS는 민간기업이 개발한 탑재체를 달에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 NASA가 운영하는 프로젝트다.
닐 교수는 “미국에서 2019년 민간 달 탑재체 수송 서비스(CLPS)를 시작한 이후 관련 회사들의 일자리가 두 배 이상 늘었다”며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불구하고 CLPS 관련 회사들은 일자리 증가는 물론, 투자 수익을 창출하는 결과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주 자원을 개발하는 것을 지구에서 하는 일과 같이 볼 수 있다”며 “제2의 석유·가스 회사가 시추하는 것과 같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우주 자원의 경제적 가치를 알아본 우주 선진국들은 이미 활발하게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NASA는 2032년부터 대규모로 달 토양을 채취하고 사용 가능한 자원으로 처리하는 ‘레골리스(Regolith)’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또 민간기업이 채굴하는 달 자원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우주 자원 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도 올해 9월 2100년까지 태양계 자원을 지구로 운송하는 ‘우주 채굴 로드맵’을 발표했다. 유럽은 룩셈부르크를 중심으로 우주 자원만 연구하는 ESRIC을 세워 이 분야를 선점하겠다는 계획이다.
ESRIC의 수장인 해들러 원장은 유럽의 각국 정부가 우주 자원에 대한 경제적 가치를 새로운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들러 원장은 “룩셈부르크 정부가 2016년 ESRIC을 설립할 때 이미 경제적 효과에 대한 분석을 모두 마쳤다”며 “미래의 경제 가치가 높아 우주 자원만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기관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가 새로운 경제 무대로 떠오르는 만큼 설립될 한국의 우주항공청은 경제적 분석 역량을 갖춘 조직이 돼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샌더스 NASA ISRU 총책임자는 “우주청에는 인간의 탐험과 과학, 기술이라는 세 가지 요소 외에도 경제라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며 “특히 스페이스X나 블루 오리진과 같은 기업들을 봤을 때, 경제적 생존과 일반인들에 대한 파급효과를 고려할 줄 아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구 협의를 이끈 김경자 지질연 우주자원개발센터장은 우주 자원 개발에 기업들의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국도 더 적극적으로 국제 협력에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NASA는 2027년부터 3000억원을 들여 우주 자원 분야에 뛰어드는 산업체를 지원하는데, 최근 관련 설명회에 산업계 관계자 500명이 모였다고 한다”며 “우주 자원 개발이 먼 미래가 아니고 긴박하게 진행되는 만큼 한국도 참여할 부분을 서둘러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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