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지진 때는 난리였는데… 오늘도 투자자 관심사는 ‘한동훈 테마주’
경북 경주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는데도 지진 관련 종목 주가는 잠잠한 하루였다. 그간 흔들림을 느낄 정도의 내륙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지진 테마주가 급등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은 계속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등과 연관된 정치 테마주를 향하고 있다.

30일 코스닥 시장에서 삼영엠텍은 전날보다 3.21%(135원) 하락한 4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영엠텍은 진동을 흡수하는 제진댐퍼와 교량받침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경주·포항 등의 지역에서 큰 지진이 발생할 때마다 주가가 치솟았으나, 이날은 오히려 추락했다.
대창스틸 주가는 전날과 같은 2680원으로 마감했다. 이 회사는 원자력발전소에 이중 바닥재를 납품한다. 대창스틸은 장 초반 급등세를 보이는 듯하다가 금세 힘을 잃고 종일 그래프 색깔을 바꾼 끝에 결국 보합으로 하루를 마쳤다. 희림과 동아지질 등 다른 지진 관련주도 전 거래일 대비 추락했다.
이날 오전 4시 55분쯤 경주 동남동쪽 19㎞ 지점에서 규모 4.0의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 규모 4.0 이상 지진은 지난 5월 15일 오전 6시 27분 강원 동해시 북동쪽 52km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행정안전부는 오전 5시 5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했다. 그런데도 주식시장은 크게 반응하지 않았다.
이전 지진 때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2017년 1월 6일 오전 5시 33분 경주 남남서쪽 11㎞ 지점에서 규모 3.3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와 같은 해 11월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모두 증시에서 지진 테마주가 요동쳤다. 포항 지진 당시 삼영엠텍은 가격 제한 폭까지 폭등했다.

투자자 관심은 이날도 정치 테마주를 향했다. 일례로 유가증권 시장에서 한동훈 테마주로 거론되는 덕성우는 전날보다 29.98%(5340원) 오른 2만3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 종목은 이달 22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해 투자 경고 종목으로 지정되며 전날 매매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그러나 거래가 재개된 이날 또다시 상한가를 찍었다.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덕성 측 공시에도 매수 열기는 이어졌다.
1966년 설립된 덕성은 신발·스포츠볼·장갑·가구 등에 사용되는 합성피혁을 생산·판매하는 업체다. 우선주인 덕성우는 지난달 31일만 해도 주가가 4635원이었는데, 1개월 만에 5배나 치솟았다. 덕성 이봉근 대표와 김원일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문이라는 게 테마주에 포함된 이유다. 덕성은 같은 이유로 윤석열 대통령 테마주로도 종종 등장한다.
배우 이정재 씨와 찍은 사진 한 장에 힘입어 한동훈 테마주로 묶인 대상홀딩스와 대상홀딩스우도 30일 상승 마감했다. 특히 대상홀딩스우는 29.75%나 급등하며 2만원을 돌파했다. 이 밖에 코스피 상장사인 극동유화도 3% 가까이 올랐다. 이 회사는 사외이사가 한 장관과 미국 컬럼비아대 로스쿨 동문이라는 이유로 테마주가 됐다.
야권에서 출마설이 도는 조국 전 장관 테마주도 상승했다. 화천기계는 이날 7.69%(335원) 오른 469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화천기계는 남광 전 감사가 조 전 장관과 미국 버클리대 로스쿨 동문으로 알려지면서 조국 테마주로 묶였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상승하던 주도주가 빠지자 빨리 성과를 내고 싶어 하는 투자 심리가 단기 상승률이 높은 정치 테마주로 몰린 것”이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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