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미군 ‘오스프리’ 이번엔 바다에 추락...일본, 운항 보류 요청
주일 미군이 운용하고 있는 수송기 ‘오스프리’가 최근 일본에서 거듭 사고를 일으키며 양국 군사협력에 풍파를 일으키고 있다. 미군이 배치된 지역 주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일본 정부는 이 수송기의 운항을 당분간 보류해 달라고 미국에 요청했다.
30일 NHK 등에 따르면 미 공군 소속 CV22 오스프리 수송기 한 대가 전날 야마구치현에 있는 이와쿠니 기지에서 오키나와현의 카데나 기지로 향하는 도중 레이더에서 자취를 감췄다. 그 뒤 야쿠시마 앞바다에서 기체 잔해로 보이는 물체들이 발견됐으며, 탑승자 8명 중 현재까지 1명만 사망한채 발견됐다.
미 공군 측은 사고 기체가 훈련 중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구체적인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일부 목격자들은 추락 직전 왼쪽 엔진에서 불이 난 것으로 보였다고 진술했다.
일본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오스프리 운용에 대한 비판이 또다시 대두됐다. 이 기종은 개발 단계부터 사고가 잇따랐으나, 미·일 양국이 2012년 주일 미군기지에 배치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배치 뒤 사고 우려는 현실이 됐다. 일본에선 2016년 12월 오스프리 수송기가 오키나와현 나고시 동쪽 해상에 불시착해 탑승자 2명이 다치는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이어졌다. 지난 8월에는 미 해병대원들이 탑승한 오스프리가 호주에서 훈련 도중 추락해 3명이 숨졌다.
미군 기지가 있는 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토로했다. 특히 그간 사고가 날 때마다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았던 미군의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민심이 악화되자 기하라 미노루 방위상은 이날 참의원 외교국방위에서 “(오스프리의) 안전성이 확인된 뒤에 운항하도록 미군 측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육상자위대가 보유한 오스프리의 비행도 당분간 보류할 방침이다.
일본 내 전문가들은 미·일 양국이 군사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와중에 이번 사고가 일어난 점을 주목했다. 일본 정부는 대만 유사시에 대비해 미군과 함께 인근 섬들의 방위 능력을 확충하는 작업에 속도를 올리고 있었기 대문이다. 지난 6월 규슈 사가공항 인근에 착공된 자위대 주둔지에는 오스프리 17대가 배치될 예정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번 사고와 무관하게 규슈에 오스프리를 배치하는 계획은 예정대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오스프리 배치에 필요한 시설은 2025년 6월까지 완성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고를 당한 현지의 우려 목소리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면서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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