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승스님 극단적 선택에 무게 실리나…조계종은 열반송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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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69)의 입적과 관련해 경찰이 유관기관과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섰다.
대한불교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 등에 따르면 자승스님은 지난 27일 "앞으로 내가 주관하는 순례는 없을 것 같다"며 "나는 대학생 전법에 10년 동안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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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불교조계종 전 총무원장 자승스님(69)의 입적과 관련해 경찰이 유관기관과 현장 합동 감식에 나섰다. 현재까지 조사 결과로는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30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경기 안성시 죽산면 칠장사 화재 현장에서 경기남부청 과학수사대, 안성경찰서, 소방 당국,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이 합동 감식을 진행했다. 합동 감식은 잠시 중단됐다가 오후 2시부터 재개됐다.
자승스님은 지난 29일 칠장사 요사채 화재 현장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요사채는 스님들이 기거하는 집을 말한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6시50분쯤 칠장사에서 불이 났다는 한 여성의 신고를 받고 출동, 3시간 만에 불을 완전히 진압했다. 자승스님은 대한불교조계종에서 제33대, 제34대 총무원장을 지내 종단 내 실세로 언급된다.
현장에서는 경찰과 칠장사 주지 자강스님에게 남겨진 메모 2장이 발견됐다. 메모에는 "경찰분들께, 검시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합니다"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소.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겁니다.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 법 전합시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경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메모와 CCTV(폐쇄회로TV) 분석 등을 토대로 극단적 선택 가능성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다양한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합동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최종 결론을 내릴 계획이다.
자승스님이 입적한 후 일각에서는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할 이유가 없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자승스님이 최근까지 강한 포교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대한불교조계종 기관지 불교신문 등에 따르면 자승스님은 지난 27일 "앞으로 내가 주관하는 순례는 없을 것 같다"며 "나는 대학생 전법에 10년 동안 모든 열정을 쏟아부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화재가 발생한 당일 또 다른 스님 3명이 요사채에서 자력으로 대피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도 자승스님이 범죄에 연루돼 숨졌을 가능성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경찰과 대한불교조계종은 해당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대한불교조계종은 30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열고 "자승스님이 종단 안전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며 소신공양과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밝혔다. 자화장이란 장작더미에 올라가 자기 몸을 스스로 불살라 다비를 진행해 부처에게 공양하는 것을 말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자승스님이 '생사가 없다 하나 생사 없는 곳이 없구나. 더 이상 구할 것이 없으니 인연 또한 사라지는구나'라는 열반송을 남기셨다"고 발표했다. 열반송은 선승이나 고승이 열반에 들어가기 전 자신의 철학과 사상을 담아 후인들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이나 글을 뜻한다.
자승스님의 장례는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에서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종단장으로 치러지며 3일 오전 10시 영결식이 진행될 예정이다. 다비식은 3일 대한불교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 연화대에서 이뤄지며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지역분향소는 용주사와 전국 교구본사, 종단 직영 사찰인 봉은사와 보문사에 마련된다.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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