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남기고 돌연 입적 `자승 미스터리`...경찰 `타살설` 등 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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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경기 안성시 칠장사 내 요사채 화재로 사망한 자승스님(69)을 둘러싼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와 관련,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 가능성 뿐만 아니라 자승 스님이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은 칠장사 화재와 관련해 전직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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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과수서 유족 DNA와 대조해 신원 확인 예정
29일 오후 경기 안성시 칠장사 내 요사채 화재로 사망한 자승스님(69)을 둘러싼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입적한 정황이 나오긴 하지만 최근까지 활발한 사회 활동과 함께 강한 포교 의지를 보여온 점에서 여전히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자승스님의 죽음이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것이란 조계종 측 판단에도 불구하고, 외압에 의한 '자살 위장설'이 나오는 이유다.
30일 경찰에 따르면 칠장사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기남부경찰청은 도경 과학수사과, 안성경찰서,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합동 감식을 통해 화재 원인 규명에 나선다.
수사 당국은 자승 스님이 숨진 채 발견된 요사채 화재 현장에 대한 감식과 함께 오후 7시쯤 발생한 화재에 피신하지 못한 이유 등과 관련해 타살 가능성을 열어놓고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와 관련, 전기적 요인에 의한 화재 가능성 뿐만 아니라 자승 스님이 스스로 입적을 선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자승 스님은 조계종 33대와 34대 총무원장을 지낸 조계종 고위 인사로,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 회주를 맡고 있다. 화재 당시 자승 스님은 칠장사를 방문해 요사채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 27일 봉은사에서 열린 불교계 언론사와의 간담회에서 "앞으로 10년간은 대학생 전법에 모든 열정을 쏟아붓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지난달 31일 열린 간담회에선 달라이 라마를 초청해 2027년 세계불교청년대회를 열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이처럼 활발한 대외 활동과 포교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던 중 갑자기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게 정황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사 당국도 스스로의 선택에 의한 입적 가능성에 방점을 두지만, 방화 등에 의한 살해 가능성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자승스님이 차량에 남긴 2장 분량 메모에 대해선 필적 감정을 하기로 했다. 유서를 스님이 직접 쓰지 않았거나, 불순한 세력의 위력에 의해 강제로 작성됐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해당 메모에는 칠장사 주지스님에게 "이곳에서 세연을 끝내게 되어 민폐가 많았소"라며 "이 건물은 상좌들이 복원할 것이고, 미안하고 고맙소. 부처님법 전합시다"라고 전하는 내용이 담겼다. 경찰에는 "검시할 필요 없다. 제가 스스로 인연을 달리할 뿐인데, CCTV에 다 녹화되어 있으니 번거롭게 하지 마시길 부탁한다"라는 메시지도 남겼다.
경찰은 자승 스님의 그간 행적을 자세히 살피기 위해 최근 통신 기록까지 확인할 것으로 알려졌다. 자승 스님은 남북 불교 교류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2년과 2010년, 2011년 등 3차례에 걸쳐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한편, 대한불교조계종은 칠장사 화재와 관련해 전직 총무원장 자승스님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분신했다는 판단을 내놓았다.
조계종 대변인인 총무원 기획실장 우봉스님은 30일 브리핑을 통해 "자승스님이 종단 안정과 전법도생을 발원하면서 소신공양 자화장으로 모든 종도들에게 경각심을 남기셨다"고 말했다. 소신공양(燒身供養)은 불교에서 자기 몸을 태워 부처 앞에 바치는 것을 의미한다.
조계종은 총무원장 진우스님을 장의위원장으로 하는 장례위원회를 꾸려 종로구 소재 총본산인 조계사에 분향소를 마련, 오는 12월 3일까지 자승스님의 장례를 종단장으로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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