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실패... 재계 총수들 5개월 전 발언 보니 미묘한 차이가?
부산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가 실패로 돌아간 가운데, 유치전(戰)에 참전했던 재계총수들의 5개월 전 전망 발언이 온라인에서 재조명받고 있다. 훗날 드러난 실제 결과와 당시 전망을 비교한 것이다.
30일 다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빈말 못하는 이재용’ 등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올해 6월 20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가 끝난 후 참석한 대기업 총수들의 발언을 비교한 내용이다.
이날 BIE 총회에서는 2030 엑스포 유치 신청국인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이탈리아의 PT(프리젠테이션·발표)가 진행됐다. 한국은 K팝 그룹 에스파의 카리나 영상으로 시작해 가수 싸이와 도시계획 전문가 진양교 홍익대 교수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PT를 마무리했다.
이날 PT는 논란이 됐던 투표 당일(28일) PT와는 다른 PT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PT 자체에는 높은 점수를 줬다. “한국과 부산에 대해서 아주 잘 표현이 됐다”며 “다른 나라도 잘했지만, 한국이 잘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엑스포 유치 전망에 관해서는 “앞으로 더 노력을 많이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다.
부산엑스포 공동유치위원장을 맡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PT와 엑스포 유치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PT에 대해선 “형식과 내용에서 우리가 상당히 우위에 섰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엑스포 유치 가능할 거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해올게요”라고 답했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PT를 본 소감을 묻자 “수고하셨습니다”라고만 말했다.
이튿날, 프랑스 파리 인근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리셉션이 끝난 후에도 이 회장의 반응은 비슷했다.
취재진이 “오늘은 한 말씀 해 달라”고 하자, 이 회장은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라고만 말했다.
‘분위기나 전망은 어떻게 느끼느냐’는 물음이 이어지자 이 회장은 할 말이 없는지 기자를 향해 “여기 특파원이세요?”라고 오히려 질문했다. 대통령실 출입기자라고 신분을 밝힌 기자는 재차 “다른 나라에 비해서 분위기는 좋은 것 같으냐”고 물었다. 이 회장은 끝내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수고하세요”라고 말한 후 버스에 탑승했다.
5개월 뒤 이 모습을 다시 본 네티즌들은 “역시 삼성의 정보력과 판단력” “마지막 웃음으로 답하는 표정은 기자에게 ‘넌 눈치도 없냐’고 말하는 듯” “이재용 회장이 가장 솔직했다” 등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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