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퍼카 시장, 아시아·여성·비스포크 소비자가 주도한다”

도쿄/한경진 기자 입력 2023. 11. 30. 13:31 수정 2023. 12. 6.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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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그레고리 애덤스 영국 애스턴마틴 아시아태평양 대표 인터뷰
“이건희 자동차 컬렉션 일본에도 정평”
영국 최고급 자동차 애스턴마틴이 지난달 17일부터 사흘 간 일본 도쿄에서 문화 행사 '애스턴마틴 아르카디아'를 개최했다.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마련한 행사에는 일본의 자동차 마니아들이 집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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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8일 일본 도쿄의 가장 오래된 사찰인 긴류잔 센소지 사원에 영국 애스턴마틴 빈티지카와 수퍼카 70여대가 모였다. 일본은 1980년대 경제 호황기에 JDM(일본 내수용 도요타·혼다·닛산) 스포츠카를 비롯해 최고급 수퍼카 문화가 확산했다. 이로 인해 옛 차량을 완벽하게 보존·관리하는 클래식카 마니아층도 두터운 편이다. /애스턴마틴

지난달 18일 도쿄 센소지 사원에 고풍스러운 클래식 자동차와 최첨단 스포츠카 70여 대가 등장했다. 고층 빌딩 숲 사이에 자리 잡은 1395년 된 사찰에 빈티지카와 수퍼카가 공존하는 모습은 초현실적이었다. 이런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시공간은 영국의 수퍼카 제조사 애스턴마틴이 연출했다. 창사 110주년을 기념한 ‘애스턴마틴 아르카디아’라는 이번 행사는 센소지 사원에서 열리는 최초의 자동차 전시였다.

천년 넘은 사찰을 배경으로 F1 경주차와 클래식카가 마주한 광경은 마치 SF소설 속 사이버펑크 도시 같은 분위기를 자아냈다. /애스턴마틴

그레고리 애덤스 애스턴마틴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요즘 아시아 시장을 향한 수퍼카 업계 관심이 최고조에 달했다”며 “일본을 시작으로 애스턴마틴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국에서도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영화 007 시리즈의 ‘본드카’로 유명한 애스턴마틴은 대당 2억~3억원이 넘는 수퍼카를 연간 6000~7000대 판매한다. 베인앤드컴퍼니에 따르면 지난해 애스턴마틴 같은 고급 자동차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5660억유로(약 810조원)로 사상 최고치였다. 앞으로도 수퍼카 시장이 계속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그레고리 애덤스(왼쪽) 영국 애스턴마틴 아시아·태평양 대표가 지난달 17일 일본 아르카디아 행사를 소개하고 있다. /애스턴마틴

애덤스 대표는 “향후 고급 자동차 시장은 아시아, 여성, 비스포크(bespoke·맞춤 생산) 소비자가 선도할 것”이라고 했다. 일례로 애스턴마틴이 올해 110대 한정 생산한 모델 ‘발러’는 차체 색상을 5000가지 중에 고를 수 있다. 맞춤형 옵션도 170가지에 달한다. 가격은 150만달러(약 20억원)부터 시작한다. 애덤스 대표는 “과거와 미래를 접목시킨 ‘레트로 퓨처리즘’ 디자인이 돋보이는 발러를 최근 일본 기업의 여성 CEO가 계약했다”고 말했다.

1970년대 영국 애스턴마틴 스포츠카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한정판 '발러' 차량은 실제로 볼 때 더욱 독특하다. 비스포크 생산의 정수인 20억원대 차량은 차체 외부 디자인까지 취향에 맞게 변형할 수 있다. 차량 시트를 스코틀랜드 타탄 체크로 맞출 수 있고, 내부 마감재를 최고급 캐시미어로도 꾸밀 수 있다. /애스턴마틴

애스턴마틴은 한국을 포함해 일부 국가에서는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는 ‘니치 브랜드’였다. 영국식 명품 특유의 ‘명예로운 고립’에서 탈피한 건 2020년 캐나다 억만장자 로렌스 스트롤 회장이 회사를 인수하면서부터다. 패션 브랜드 마이클 코어스와 토미 힐피거에 투자해 두 브랜드를 키워낸 경험이 있는 스트롤 회장은 아들을 F1 선수로 키우기 위해 거액을 쓰며 수퍼카에 관심을 보인 인물이다. 애덤스 대표는 “럭셔리 패션계에서 성공한 스트롤 회장은 명품 산업을 잘 이해한다”며 “회사 오너가 우리가 수퍼카를 판매하고 싶은 타깃 소비자인 셈”이라고 했다.

그래픽=김의균
캐나다 억만장자 로렌스 스트롤(가운데)은 2020년 애스턴마틴을 인수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현재 F1 애스턴마틴 팀에는 회장 아들인 렌스 스트롤(26·왼쪽)이 활약하고 있다. 스트롤 회장은 아들을 F1 선수로 키우기 위해 8000만달러(약 1000억원)를 썼다. /애스턴마틴

일본은 수퍼카 마니아들의 열정이 넘치는 나라다. 페라리와 마세라티의 일본 대표를 지낸 적 있는 애덤스 대표는 “일본 시장을 20년간 지켜봤는데, 자동차와 자기 자신이 깊게 연결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마니아들이 있다”며 “이번 행사에 참여한 하야시상을 보라”고 했다. 빈티지 자동차 세계의 유명 수집가인 유키 하야시씨는 1933년식 담청색 르망, 1964년식 군청색 DB5을 출품했다. 클래식 자동차 전문가인 유에츠 사토씨는 “10대 때부터 클래식 자동차를 사들여 복원해왔다”며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자동차 컬렉션은 일본 마니아들에게도 정평이 나 있다”고 했다.

일본 자동차 마니아들의 열정은 듣던대로 대단했다. 80~90년 된 클래식카 보닛을 열자 은식기처럼 티 없이 반짝이는 엔진이 나타났다. 센소지에는 주말마다 도쿄 인근 ‘다이코쿠 후토(부두)’ 고속도로 휴게소에 집합하는 자동차 애호가들이 일제히 몰려든 것 같았다. /애스턴마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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