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년 78억원' 양석환 두산맨 선언, '올해 FA 최고액' 최대어 자존심 지켰다[공식발표]

김민경 기자 2023. 11. 30.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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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룡 단장(왼쪽)과 양석환 ⓒ 두산 베어스
▲ 양석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FA 최대어 양석환(32)이 두산 베어스에 잔류했다. 올겨울 FA 최고액을 찍었다.

두산은 30일 'FA 양석환과 4+2년 78억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알렸다. 첫 4년 계약의 총액은 최대 65억 원(계약금 20억 원, 연봉 총액 39억 원, 인센티브 6억 원)이다. 4년 계약이 끝난 뒤에는 구단과 선수의 합의로 발동되는 2년 13억 원의 뮤추얼 옵션을 포함했다.

양석환은 지금까지 올겨울 FA 최고 대우를 받았다. 지금까지 최고액은 지난 20일 한화 이글스로 FA 이적한 내야수 안치홍(33)으로 4+2년, 총액 72억원에 사인을 했다. 양석환은 이 금액을 뛰어넘으면서 최대어의 자존심을 지켰다.

FA 협상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속전속결로 결론을 냈다. 두산은 지난 27일 오후 FA 영입을 비롯한 다음 시즌 구단 운영 계획을 그룹에 보고하고, 다일 저녁 처음 양석환의 에이전트인 이예랑 리코스포츠 대표와 협상 테이블을 차렸다. 양석환 협상에 확실한 방향이 잡혔다고 파악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그룹 보고에서 양석환에게 지불할 최대액 구체적으로 정해졌지만, 이 대표와 첫 만남에서는 전반적인 FA 시장 상황을 이야기하면서 서로 분위기를 파악한 뒤 다음 만남을 약속했다.

양석환 협상에 나섰던 두산 관계자는 첫 협상 뒤 "양석환 측과는 계속 협상을 하면서 금액을 조정하고 그럴 상황은 아니다. 우리가 필요한 것을 전달하는 시간이 남았다. 이왕 계약을 할 거면 빠르게 하는 게 낫지 않나. 우리에게 필요한 선수니까 조금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려 한다"며 이번 주 안에는 계약을 매듭지을 것으로 예상하게 했다.

두산은 29일 오후 빠르게 이 대표와 2번째 만남을 가졌다. 이 대표는 이날 양석환에게 관심을 보인 다른 구단의 뜻을 먼저 확인하고 두산과 다시 협상에 나섰다. 두산은 계약 기간과 금액 모두 양석환이 섭섭하지 않을 조건을 제시했고, 일사천리로 계약에 합의했다. 양석환은 30일 오전 구단 사무실을 찾아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두산 관계자는 계약 발표 뒤 "양석환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3년 연속 20홈런을 기록하는 등 타선에 꼭 필요한 선수"라며 "그라운드 위에서는 물론 덕아웃 리더로서의 역할까지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양석환 ⓒ곽혜미 기자
▲양석환. ⓒ두산 베어스

양석환은 2021년 시즌 개막을 앞두고 LG 트윈스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이적해 전성기를 맞이했다. 두산은 당시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한 주전 1루수 오재일(37)의 공백을 채울 후계자를 찾고 있었고, 1순위 김민혁(27)을 시범경기까지 쭉 시험해 봤으나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결국 좌완 불펜 함덕주(29)를 LG에 내주는 큰 출혈을 감수하면서 양석환을 영입하는 강수를 뒀다.

트레이드 결과는 두산과 양석환 모두 윈-윈이었다. 양석환은 이적 첫해인 2021년 133경기 타율 0.273(488타수 133안타), 장타율 0.490, 28홈런, 96타점 맹타를 휘두르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첫해부터 트레이드 복덩이라는 수식어가 붙었고 이후 부상이 없는 한 중심 타선을 지키며 꾸준히 한 방을 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3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하며 두산의 장타 갈증을 해소해 줬다.

양석환은 두산 소속으로 3시즌 동안 380경기에 나서 타율 0.267(1417타수 379안타), 69홈런, 236타점, OPS 0.788을 기록했다. 프로 9시즌 통산 122홈런을 쳤는데, 절반 이상을 두산에서 뛴 3년 동안 몰아쳤다. 또 해당 기간 4번타자 김재환(35)을 제치고 팀내 홈런과 타점 1위에 오르며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자리를 잡았다.

워크에식도 좋았다. 내부에서는 차기 주장감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더그아웃에서 리더십을 보여줬고, 두산에서 첫 시즌을 보낼 때는 '이제 막 이적한 선수가 맞나' 싶을 정도로 선수단에 빠르게 녹아들었다. 올해는 하트 세리머니를 만들어 동료들이 더 웃으면서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유도하기도 했다.

두산은 양석환과 계약을 추진하면서 다음 세대를 준비하는 작업도 함께했다. 거포 외야수 홍성호(26)를 지난달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 그리고 이번 마무리캠프까지 1루수로 기용하면서 가능성을 시험했다. 홍성호는 "이렇게 1루수 연습을 많이 한 건 처음"이라고 했을 정도다. 또 다른 내야수 박지훈(23)은 3루수가 주포지션이고, 마무리캠프 때는 박준영(26)과 유격수 훈련에 집중했으나 백업으로 1루 수비까지 할 수 있도록 구상은 해뒀다. 현재와 미래를 모두 준비해 둔 셈이다.

두산은 양석환을 묶으면서 김재환과 양의지(36)까지 최소 60홈런을 합작할 수 있는 중심 타선을 완성했다. 2022년 시즌을 앞두고 4년 115억원에 계약한 김재환은 올해 10홈런 생산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지만, 시즌 뒤 마무리캠프에서 이승엽 감독과 1대 1 특타를 진행하며 부활을 준비했다. 마무리캠프를 마친 뒤에는 미국으로 한 달 정도 일정을 잡아 개인 훈련을 떠났다. 양의지는 올해 17홈런을 생산했는데, 다음 시즌은 구단이 백업 포수를 더 기용하면서 타격에 조금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다. 양석환까지 78억원 계약의 몫을 다 해준다면 리그 정상급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여기에 위에서 언급한 박준영, 홍성호, 박지훈까지 장타 잠재력이 있는 타자들이 터진다면 올해보다 훨씬 더 무게감 있는 타선을 기대할 수 있다.

양석환은 "트레이드로 두산베어스에 합류하면서 야구 인생이 다시 시작됐다. FA 자격을 행사했을 때부터 팀에 남고 싶었다. 좋은 조건으로 계약해주신 박정원 구단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FA 계약은 끝이 아닌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갖고 중심타자로서, 좋은 선배로서 두산베어스만의 문화를 이어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 양석환 ⓒ 연합뉴스
▲ 양석환(왼쪽)과 이승엽 감독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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