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잉원 “중국 내부 도전 때문에 대만 침공 고려 못 해”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중국은 현재 내부 문제 때문에 대만 침공을 고려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차이 총통은 또 중국이 차기 대만 총통 선거에 개입하고 싶어하지만 그런 노력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 총통은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주최한 ‘딜북 서밋’에 화상으로 참석해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중국의 대만 침공 위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을 받고 “현재 중국 지도부는 내부 도전에 압도돼 있다”며 “지금은 그들이 대만에 대한 대규모 침공을 고려할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대만은 (중국의) 증가하는 군사적 위협과 회색지대 활동, 사이버 공격 및 정보 조작에 직면해 있지만 대만 인민은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방위 능력과 사회적 강인성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차이 총통은 또 “많은 사람들이 (대만 침공의) 잠재적인 타임라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하지만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이에 대한 답안을 내놓았다”며 “국제사회는 이미 평화롭고 안정적인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가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중국은 향후 수년간 대만을 상대로 군사 행동을 할 계획이 없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시 주석은 중국이 대만과의 평화 통일을 선호한다면서도 무력을 사용할 수 있는 조건에 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차이 총통은 내년 1월 치러지는 대만 차기 총통 선거에 개입하려는 중국의 노력은 실패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 선거에 개입하고 싶어하는 것은 비밀이 아니며, 그들은 스스로 원하는 것을 (대만) 민중에 알리고 싶어한다”면서 “하지만 그 노력은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1996년 이후 대만의 모든 주요 선거에서 군사적 위협과 경제적 강압 등의 영향력을 행사하려 해왔다”며 “그러나 대만은 민주사회이고 대만인은 중국의 광범위한 인지전 공격이 낯설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총통을 선출하는 데 있어 최선의 결정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중국은 내년 1월13일 치러지는 차기 총통 선거를 앞두고 집권 여당 민주진보당의 라이칭더(賴淸德) 총통 후보와 샤오메이친(蕭美琴) 부총통 후보를 ‘가장 위험한 독립조합’이라고 몰아부치며 우회적으로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 천빈화(陳斌華)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도 라이 후보와 샤오 후보를 ‘쌍독조합(雙獨組合)’이라고 칭하며 “‘대만 독립’은 전쟁을 의미하고, 민진당이 이 위험한 조합을 내놓은 것은 섬 안 동포의 이익에 해롭기만 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대만의 중국 본토 담당기구인 대륙위원회는 이와 관련해 “선거 개입 행위를 중단하라”고 맞받았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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