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칼럼] 중국 생성 AI, 강력한 민관학(民官學) 협력모델로 미국 맹추격
미국과 중국은 세계 기술패권 전쟁 중이다. 하지만, 작년 말 오픈 AI의 '챗GPT' 발표 이후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이 대거 뛰어들면서 미국이 인공지능의 핵심인 생성 AI를 주도하는 느낌이다. 그럼 중국은 생성 AI분야에서 어떻게 하고 있을까.
시장에선 미국의 선제 공격을 받았지만, 중국의 생성 AI산업은 급성장세 중이고 잠재력도 대단하다는 평가다. 2021년만 해도 3개사에 불과했으나. 올해 들어 13개의 기업과 기관들이 독자적인 생성 AI 모델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생성AI 시장규모가 올해 50억 위안(9000억원)에서 2025년 800억 위안(14조 4000억원), 2026년엔 1700억 위안(30조 6000억원)으로 급성장할 거로 보고 있다. 성장률로만 보면 2022~2026년간 연평균이 300% 이상이다.
왜 이렇게 높은 기대감을 갖고 있나. 무엇보다 강력한 민관(民官)의 협력을 꼽는다. 시장에선 2015년 중국 정부 주도의 '천망(天網)' 계획과 2016년 바이두의 '대뇌 프로젝트'를 그 시발점으로 보고 있다. 2017년 7월엔 2030년까지 중국 AI를 세계 톱수준으로 올려놓겠다는 'AI 2030전략'의 발표로 이어지고 있다.
민간부문 치열한 경쟁과 협력도 핵심요인 중 하나다. BATH(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화웨이)와 같은 빅테크들이 방대한 빅데이터를 기초로 1~2위 다툼을 벌이고 있을 뿐 아니라, 기술력 있는 AI 벤처기업의 분발도 빼놓을 수 없다. 예컨대 생성 AI 신생기업인 01.AI는 설립 8개월 만에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비상장사)이 됐는데, 동사의 대규모 언어모델(LLM)인 'Yi-34B'는 메타(舊페이스북)의 '라마2'모델보다 뛰어나다고 한다. 알리바바 등 빅테크도 출자하고 있어, 빅테크와 벤처간 상생 생태계 구축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의 AI관련 논문과 특허에서도 중국 AI의 높은 성장 잠재력이 드러나고 있다는 의견이다. 중국은 2022년 세계 각국의 AI이노베이션지수 랭킹에서 미국에 이어 2위를 달성했을 뿐 아니라, 2021년 이후 AI관련 논문의 질적 측면에서 미국을 뛰어넘는 등 급속한 진전을 이루고 있다. 중국 테크전문 미디어 '36Kr'는 2012~2022년 9월까지 AI논문 분석을 통해 고급 AI논문수의 비율은 중국이 2012년 20.4%였으나 2021년엔 50.7%로 미국 대비 우위라고 발표했다. 특히 AI 관련 특허수는 동기간에 25만건으로 세계 전체의 60%로 압도적이다.
그럼 최근 나타나고 있는 중국의 생성 AI산업의 변화와 구조를 살펴보자. 전문가들은 기존의 민관협력모델에 대학과 연구소 등 학계도 적극 참여하는, 소위 민관학(民官學) 협력모델이다. 빅테크로는 BATH, 벤처기업으론 상탕(商湯), iFLYTEK, 청두이윈커지(成都醫雲科技) 등이 참여하고 있고, 대학 및 연구기관으로는 칭화대, 후단대, 무한대와 지위엔(智源)연구원, 중커위엔(中科院) 자동화연구소 등이 뛰어들고 있다.
중국의 생성AI 산업의 구조는 시스템구축 형태에 따라 크게 세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에코시스템(생태계) 구축형이다. 자사 서비스와의 융합 관점에서 자사에 우위가 있는 분야에서 우선적으로 에코시스템을 형성하고 타 업계와 기너지를 낼 수 있는 범용 AI플랫폼을 구축해 나가는 것이 일반적 형태다. 검색엔진 대형사인 바이두가 다른 산업 및 기업과 에코시스템을 공동개발한다든지, 알리바바가 전자상거래플랫폼에 참여하는 기업들과 에코시스템을 공동설립하는 방안 등이 대표적 사례다.
둘째는 인프라 건설형으로, 베이징 즈위엔인공지능연구원이 대표사례다. 개발한 생성 AI모델인 우다오(悟道)를 오픈소스화해 중소기업 개발을 지원할 방침으로 만들었다. 미국의 對중국 고성능칩 수출규제가 나오고 있어, 중국의 독자적 개발과 중국산 칩의 채용비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한다. 셋째, 그외는 특정 업계를 위한 AI모델로 업계 특화형으로, 대형플랫폼 AI모델과의 차별화가 특징이다. 음성인식 AI의 첨단기업인 iFLYTEK, 중국 최초의 의료 AI모델을 발표한 청두이윈커지(成都醫雲科技)가 대표적이다.
중국의 생성AI는 이용되는 파라미터 수가 아직 수백억~1000억 개로 조단위를 넘나드는 미국의 챗GPT 등과는 여전히 갭이 크다는 평가다. 하지만, 성장성이 워낙크고 인구가 많아 생성 AI에 필수적인 빅데이터 경쟁력이 뛰어난 점, 강력한 민관학 협력모델까지 갖추고 있어 미국이 중국을 쉽게 뿌리치기가 만만치 않을 거란 의견이 많다. 미래 경제와 산업의 게임 체인저인 '생성 AI list'에 한국도 이름을 올려주길 기대한다.
길재식 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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