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미국 견제 속 첫 공급망 박람회 개최... 한국 대기업은 불참
미·중 경쟁과 더딘 경제 회복으로 외국 기업·자본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는 중국이 지난 28일 베이징에서 ‘제1회 중국 국제 공급망 엑스포(CISCE)’를 개최했다. 다음 달 2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의 주제는 ‘세계를 연결하고, 함께 미래를 만들자’이다. 지난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개최한 직후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에서 중국을 배제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세계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이번 행사의 참가 기업·기관은 55개 국가·지역에서 온 515곳이고, 이 중 26%가 외국 기업이다. 특히 미국 기업인 테슬라, 애플, 구글, 퀄컴, 아마존, 스타벅스, 맥도널드 등이 대거 참가해 주목 받았다. 행사장의 스타벅스 부스에는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In China, For China)’라는 슬로건이 걸렸고, 구글 부스에는 ‘중국 기업을 도와 세계 시장 개척’이란 문구가 붙었다. 주최 측인 중국 상무부 산하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는 엑스포에 참가한 미국 기업이 전체 외국 기업의 20%를 차지해 예상보다 훨씬 많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국 대기업은 이번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다. 단독 부스를 차린 한국 기업은 전기 변환 장치를 생산하는 중소기업인 이지트로닉스 뿐이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50개 기업을 모아 마련한 ‘한국관’은 36㎡(약 11평) 규모에 불과했다.
중국이 서방이 자국을 겨냥해 디리스킹(de-risking·위험 제거)에 나선 상황에서 ‘세계 공장’ 지위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압박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망이 흔들리자 글로벌 기술 기업들은 최근 몇 년 동안 생산 시설을 중국에서 인도·동남아로 옮기고 있고, 각국의 제조업체들도 탈(脫)중국 대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 원자재와 완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유럽이 최근 중국과 거리두기에 나서면서 중국의 위기감이 커졌다. 유럽연합(EU)은 2030년까지 핵심 원자재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핵심원자재법’ 입법을 추진 중이고, 중국의 전기 자동차 부문 보조금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중국 사회과학원 소속 전문가인 가오링윈은 글로벌타임스에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과 원활한 흐름을 유지하겠다는 중국의 의지가 이번 박람회에 반영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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