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또 말실수…이번엔 한국 대통령을 “미스터 문”으로 지칭
‘바이드노믹스’ 성과 연설 도중 실언
백악관 초청에 조현동 주미대사도 참석
이름이나 나라명 등 고유명사를 종종 잘못 말해 구설에 오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에는 한국의 대통령에 대해 언급하다가 “미스터 문”이라고 부르는 실수를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현지시간) 한국 풍력업체 CS윈드가 투자한 콜로라도주 푸에블로 소재 공장을 방문해 자신의 경제 정책인 ‘바이드노믹스’ 성과에 대해 연설했다. 세계 최대 규모 풍력 터빈 타워 제조 공장을 짓고 있는 CS윈드는 바이든 대통령이 기후 대응을 위해 제정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은 김성권 CS윈드 회장을 지목해 발언을 이어가는 과정에서 한국 지도자와의 친분을 강조하다가 현직이 아닌 전직 한국 대통령의 성씨를 부르고 말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과 사진을 함께 많이 찍은 김 회장이 “집에 돌아가면 평판에 상처를 입을 것”이라며 자신의 낮은 지지율을 소재로 농담한 뒤, “하지만 나는 당신의 지도자 미스터 문과 친구다”라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과 관계가 가깝다는 점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문재인 전 대통령을 언급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 정상의 이름이나 국가명을 잘못 말한 것은 한 두번이 아니다. 지난해 11월 아세안 정상회의 참석 당시에는 아세안 의장국인 캄보디아를 콜롬비아라고 지칭했다. 지난 3월 국정연설에서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연대 의지를 강조하는 대목에서 우크라이나인이 아니라 “이란인들”이라고 잘못 말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날 콜로라도 방문은 자신이 대표 치적으로 내세우는 IRA 입법에 따른 경제 성과를 강조하며 공화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이 곳을 지역구로 둔 공화당 강경파 로렌 보버트 하원의원을 “극단적인 마가(MAGA·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선거 슬로건) 운동의 리더 중 한명”이라며 맹비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오바마 케어’ 폐지 공약, 공화당의 감세 정책 등을 겨냥해서도 강력 비판했다.
이날 행사에는 백악관의 초청을 받아 조현동 주미대사도 참석했다. 조 대사는 바이든 대통령을 비롯해 제러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 존 히켄루퍼 민주당 상원의원 등 주요 인사들과 만났다고 주미대사관이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조 대사에게 “CS 윈드와 같은 한국 기업의 투자 성공사례가 최근의 한·미 관계를 상징적으로 잘 보여준다”고 말했다. 대사관은 청정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대미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의 활동을 적극 알리며 한·미 협력의 지평을 넓혀나가겠다고 밝혔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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