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마법사 ‘EA-18G’ 그라울러···北 거미줄 방공망 뚫을 세계 최강 전자전기[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이현호 기자 입력 2023. 11. 30. 07:00 수정 2023. 11. 30.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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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공군 조건, 전자전기 보유 여부
軍, 1.8조 들여 전자전기 연구개발
韓, 美와 달리 ‘스탠드오프 재머’ 방식
초기 EA-18G는 항모항공단에 강력한 전자전 방어막을 제공하기 위해 도입됐지만 뛰어난 전자전 능력으로 현존하는 최강의 전자전기로 평가 받는다. 사진 제공=국방일보
[서울경제]

“스텔스기도 잡는다! EA-18G 그라울러”

미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F-22’ 랩터는 최강의 공격 능력을 가진 5세대 최점단 스텔스 전투기다. 세계 최강 F-22를 상대로 모의 공중전에서 전파 방해로 레이더를 무력화하고 격추시킨 ‘전자전기’다. 그 주인공은 가장 첨단화된 전자전기 관련 무기를 탑재해 ‘하늘의 마법사’라 불리는 ‘EA-18G’ 그라울러(Growler)다.

최근 전자전이 중요해지면서 세계 각국은 앞다퉈 전자전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 미 해군이 운용중인 EA-18G 그라울러는 세계 최강의 전자전기라는 평가를 받는다.

‘으르렁거리는 사람’이라는 별칭을 가진 EA-18G 전자전기는 미 보잉사가 제작하고 있다. 지난 2006년 8월 15일에 첫 비행에 성공한 EA-18G 전자전기는 160여대 이상이 생산됐다. 다른 나라의 전자전기와 달리 함재 전투기를 기반으로 개발된 게 특징이다. 복좌형 전투기인 F/A-18F 슈퍼 호넷을 기반으로 각종 전자전 장비를 탑재했다. 적 방공망에 대한 전자교란 및 대공 제압 및 파괴 임무를 수행한다.

전자전기들은 먼 거리에서 적 방공망을 전자 방해하는 스탠드 오프 재머(Stand Off Jamming), 즉 원격지원재밍방식을 사용한다. 반면에 EA-18G 전자전기는 원격지원재밍방식 뿐만 아니라 적진 깊숙이 침투해 근접해서 실시하는 전방지원재머 그리고 호위지원재머이 모두 가능하다. 게다가 스트라이크 패키지의 경우, 다수의 전투기로 편성된 공격편대군 형성과 생존에 필수적인 항공기다. 일적으로 스트라이크 패키지에는 2대의 EA-18G 전자전기가 동원된다.

특히 다른 전자전기와 달리 AGM-88 함(HARM) 대 레이더 미사일을 탑재하고 적 방공망 제압 및 파괴에도 활용딘다. AIM-120 암람 공대공 미사일을 장착하고 공중전까지 수행이 가능하다. 통신방해장비도 탑재해 적의 통신을 교란시킬 수도 있다. 예컨대 이라크 전쟁 당시 EA-18G 전자전기는 통신방해장비를 활용해 휴대폰과 같은 통신장비를 기폭장치로 사용하는 급조폭발물의 폭발을 저지시킨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미군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 전투기가 활주로에 이륙해 있다. 사진 제공=미 공군

전자전은 어떻게 펼쳐지는 것일까. 예를 들어,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Growler)가 중국 J(젠)-20 전투기를 상대로 전자전을 수행한다고 가정해보자.

평시 미국은 서해 상공에 RC-135V/W/U 등 전자 정찰기를 띄워 중국 J-20 전투기가 사용하는 레이더와 통신장비의 전파 정보를 분석·복제하는 작전을 펼친다. 이렇게 복제한 전파 정보는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에 저장하게 된다. 따라서 인근에 실제 비행 중인 J-20 전투기의 레이더 전파가 감지되면 그라울러는 교란 작전에 들어간다. 기체에 장착된 재머(jammer)로 J-20 전투기 레이더에 방해 전파를 쏘는 방식이다.

이렇게 레이더는 전파를 쏜 뒤 표적에 맞고 나온 반사파를 수신한다. 그러면 해당 데이터를 처리해 표적을 식별하는 것이다. 즉 레이더 수신기에 자신이 쏜 전파의 반사파가 아닌 다른 전파가 들어오면 레이더와 분석 컴퓨터는 ‘패닉’에 빠트려 무용지물로 만든다. 이 때문에 레이더를 탐지해 결과를 알려줘야 하는 조종석의 디스플레이는 까맣게 먹통이 된다.

당장 전자전기 위력은 미군의 실전 경험으로 증명된 바 있다. 1990년 걸프전 당시 미 공군은 EF-111, EC-130H 전자전기로 이라크 공군과 방공망을 무력화하기도 했다. 코소보 공습(1999), 이라크 침공(2003), 리비아 공습(2011), 시리아 공습(2018) 등 여러 전투에서 전자전기가 맹활약을 펼친 기록도 있다.

이에 반해 우리 공군은오랫동안 미국으로부터 전자전기 도입을 추진했으나 지지부진한 상태다. 현재는 전자전기에 장착된 전자전 포드엔 미국이 수집해온 세계 각국 레이더·통신 장비의 전파 특성 정보가 모두 담겨 있다. 그러나 극히 민감한 전략자산으로 분류돼 있다. 미국 외에 EA-18G 그라울러를 도입한 나라는 호주가 유일하다. 그마저도 기체만 호주 공군이 운용하는데 그치고 있다. 그래서 호주도 미국에 도움이 필요하다. 핵심 장비 재머는 평시에 미군이 보관하다 호주군이 필요로 할 때만 미군의 감시하에 제공될 뿐이다.

미 해군 소속의 EA-18G 전자전기는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해 국내에 자주 전개되고 있다. 사진 제공=미 해군

다행히 우리 군이 전자전 항공기(전자전기)를 국내 기술로 개발하기로 했다. 항공기 자체는 해외에서 들여오더라도 여기에 탑재되는 임무 장비를 국내에서 연구와 개발을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4월 13일 열린 제152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는 이같은 내용의 전자전기 사업추진기본전략(안)을 심의·의결했다. 이를 위한 예산은 1조 8500억 원 규모로 사업 기간은 내년부터 2032년까지다. 현행법상 500억 원 이상의 대규모 사업은 사업타당성조사를 거치도록 돼 있어 필요성과 경제성 등을 검토해 최종 방안이 수립된다.

방산업계는 국내 전자전기 개발의 경우 전자전기의 내부시스템은 LIG넥스원이 맡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신형 백두정찰기사업을 담당하기도 했다. 통신정보(COMINT) 및 전자정보(ELINT)와 함께 실제 미사일 발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화염탐지 기능이 포함된 계기정보(FISINT) 기능까지 개발한 노하우가 축적돼 있다.

군에서는 성능요구조건(ROC)로 전자전기 재밍거리로 250km를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정도 성능의 전자전기 5~6대가 공격편대로 배치될 경우 북한 평양의 4중 방공망 등을 순식간에 파괴할 수 있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다. 다만, ADD가 개발하려는 방식은 전자전기들이 먼 거리에서 적 방공망을 전자 방해하는 스탠드 오브 재밍(Stand Off Jamming), 즉 원격지원재밍방식이라며 산악지형인 한반도에서 효과가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군이 운용하고 있는 EA-18G 그라울러의 재밍거리는 150㎞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 해군은 차세대 전자전체계(NGJ)를 개발하고 재밍거리를 늘렸다. 고대역(High-band)·중대역(Mid-band)·저대역(Low-band) 시스템으로 나눠 개발됐는데 재밍거리만 360㎞ 로 알려졌다.

이는 러시아의 S-300, S-400 등 대공미사일이 B-2 폭격기, F-35 전투기 등 스텔스기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무력화시키는데 효율적인 전략무기로 평가 받는다. 미 해군은 앞으로 EA-18G기용 NGJ 135세트를 도입해 F-35 스텔스기나 F/A-18 슈퍼호닛 등 주력 전투기에도 NGJ를 장착한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수입, 탑재 임무 장비 국내 개발

전자전기는 기존 항공기를 개조해 전자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각종 항공전자장비를 탑재한 특수 임무기다. 전자장비와 교란장치를 이용해 적의 통신망과 대공레이더를 무력화 하는 방식이다. 전자전기는 크게 나눠 전투기를 기반으로 하는 ‘에스코트 재머’(Escort Jammer) 형태와 수송기 또는 제트기를 기반으로 제작한 대형의 ‘스탠드오프 재머’(Stand-off Jammer) 두 종류로 구분된다.

우리 군이 도입하는 전자전기는 중·대형 항공기 기반 스탠드오프 재머. 그러나 일반적인 스탠드오프 재머 형태가 아니다. 평시에 신호정보기로도 활용하기 때문이다. 북한 등 적성국에 대한 신호정보 수집과 통신장비 감청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레이더 정보 역시 수집한다. 통신대역에 대한 정보 수집과 재밍 등의 기능을 함께 갖고 있기에 큰 안테나를 장착할 수밖에 없어 전투기나 공격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현호 기자 hh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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