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문닫았다?'...'치안 공백' 우려되는 중심지역관서 [현장, 그곳&]

김은진 기자 입력 2023. 11. 30. 06:31 수정 2023. 11. 30.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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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태장파출소·성남 수내파출소
‘중심지역관서’ 제도 시범 운영 지정
지구대와 인력·장비 등 통합 운영
되레 현장 대응력 약화 우려 목소리
경찰청 “분석 후 개선 방안 마련”
29일 오전 8시께 수원특례시 영통구의 태장파출소. 한 시민이 ‘중심지역관서’ 운영으로 문이 닫힌 파출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황아현기자

 

“파출소가 문을 닫으면 불안한데…갑자기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디로 가야하죠?”

29일 오전 8시께 수원특례시 영통구의 태장파출소. 평소 같았으면 불이 켜진 채 지역 순찰을 나가는 시간이었지만 파출소는 불이 꺼진 채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내부엔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파출소 전광판엔 ‘통합운영’이라는 안내가 나오고 있었으며 한쪽엔 약 3.5㎞ 떨어진 영통지구대로 연결되는 직통 전화가 놓여져 있었다. 이곳 주민 김희진씨(53·여)는 “최근 흉악범죄가 많이 일어나고 있어 매일이 불안하다. 그래도 집 근처에 항상 불이 켜진 파출소와 경찰이 항상 있어 안심이 됐었다”라며 “신고를 하면 다른 곳에서 경찰이 올텐데 늦어지는 건 아닌가 걱정된다. 도움을 청하려고 집 근처 파출소 문을 두드렸는데 아무도 없으면 눈앞이 깜깜할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같은 날 낮 12시께 성남시 분당구의 수내파출소도 상황은 마찬가지. 파출소 안에 불은 켜져 있었지만 시설 관리 직원 한 명만이 파출소를 지키고 있었다. 이날 수내파출소를 방문한 한 이진숙씨(가명·61·여)는 "볼 일이 있어 점심시간에 잠깐 나와 (파출소를) 들렀는데, 직원이 한 명밖에 없어 당황스러웠다"며 “통합운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현장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도입된 ‘중심지역관서’가 오히려 대응력 약화, 치안 공백 등의 문제점을 야기하며 시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 9월18일부터 이달 30일까지 전국 8개 지역 경찰청을 대상으로 ‘중심지역관서’ 제도를 시범 운영 중이다. 관할 범위가 좁은 도심지 지역관서를 대상으로 소규모 지역관서의 인력과 장비, 예산 등을 중심지역관서에 집중 운영하는 방식이다. 경기지역의 경우 수원남부경찰서의 태장파출소-영통지구대, 분당경찰서의 수내파출소-서현지구대 2곳이 대상으로 지정됐다.

이런 가운데 중심지역관서로 지정된 곳에 치안력이 집중되며 나머지 지역에서 치안, 신고 대응력 약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태장파출소의 경우 인력 32명 중 2명을 제외한 30명이 영통지구대에서 주간 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외병 동서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 전국에서 흉악범죄가 발생하며 국민적 불안감이 높아진 상황에서, 파출소 인력이 지구대로 옮겨져 업무 공백 등이 생길 경우 지역 주민은 치안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효율적인 인력 운영, 치안 공백에 대한 우려를 줄이기 위해선 현장의 상황을 고려해 인력 충원 등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시범 운영 후 현장의 반응을 분석해 확대 여부를 결정하고 개선 방안을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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