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돈으로 이성적을!' K리그 최저연봉팀 부천의 2년연속 준PO

이재호 기자 2023. 11.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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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그 돈으로 어떻게 이 성적을 냈을까'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K리그2(2부리그) 부천FC 1995를 두고 하는 말이다.

부천은 2년 연속 K리그2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는데(2022년 4위, 2023년 5위) K리그1,2를 통틀어도 가장 팀연봉을 적게 쓰는 팀 중 하나로써 이런 호성적은 놀라울 수밖에 없다.

부천FC 선수단. ⓒ프로축구연맹

부천은 29일 경남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준플레이오프 경남FC와의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무승부를 기록했지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다.

플레이오프 규정이 성적 하위팀은 원정에서 경기하는건 물론 비길 경우 패하는 것으로 간주하기에 부천은 비겼지만 지고 말았다.

지난해에도 준플레이오프에서 져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라는 성적만 놓고 보면 아쉽다. 하지만 부천이 K리그 내에서도 손가락 안에 꼽히는 저연봉팀이라는 것을 감안해야한다.

프로축구연맹에서 매년 12월 발표하는 K리그 구단별 연봉 지급액을 살펴보면 2020년 부천은 선수단 연봉으로 24억원을 써 K리그1,2 총 21개팀(상무 제외) 중 19위였다. 18위 FC안양의 34억원과 10억원 이상의 큰 차이였다.

2021년에는 21억원으로 줄었고 당시에도 21개팀 중 19위를 차지했는데 20위였던 충남아산과 고작 2000만원 밖에 차이나지 않은 19위였다.

K리그2 4위를 차지했던 2022년에는 28억원을 썼는데 이는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승리가 많다보니 수당이 많이 나간 것이었고 K리그2에 처음 참가한 김포FC가 있었기에 22개팀 중 19위였다.

▶부천의 지난 3년간 선수단 연봉

2020년 : 24억원 – 21개팀 중 19위
2021년 : 21억원 – 21개팀 중 19위
2022년 : 28억원 – 22개팀 중 19위
*2022년 김진수 연봉 14.7억원, 제르소 연봉 17억원

ⓒ프로축구연맹

올해 역시 창단팀인 충북 청주, 천안FC가 있기에 꼴찌는 아니지만 부천은 여전히 팀연봉 최하위권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부천은 지속적으로 K리그 최저연봉팀 최하위 3위권에 속하는 팀이었고 선수단 연봉 30억원을 넘기지 못하는 팀. 지난해 국내선수 최고 연봉이 전북 현대 김진수의 14억7000만원, 외국인 선수 최고 연봉이 제르소의 17억원이었는데 두 선수만 합쳐도 부천의 한해 팀연봉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

K리그 최고 연봉 선수 두명만 있어도 넉넉하게 팀운영이 가능할 정도로 매년 최저예산으로 운영되고 있는 부천은 이런 예산 속에서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기적을 일궈냈다.

단연 이영민 감독의 지도력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2021년 이영민 감독 부임 후 부천은 첫해 K리그2 최하위의 굴욕을 썼지만 최하위 굴욕을 1년 후 4위-준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기적으로 바꿔냈다.

지난해 4위의 성적이 워낙 충격적이었기에 K리그에는 부천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올시즌을 앞두고는 주전 골키퍼 였던 최철원(FC서울 이적), 주전 풀백 조현택(울산 현대 임대 복귀), 주전 미드필더 오재혁(전북 현대 이적), 주전 미드필더 송홍민(경남FC 이적)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할 수밖에 없었다. 최저예산팀 부천은 이들을 잡을 수 없었다.

부천FC 이영민 감독. ⓒ프로축구연맹

이정도로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팀은 없었기에 부천의 기적은 2022년이 끝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영민 감독은 다시 안재준 등을 길러내는건 물론 이정빈, 이범수 등 K리그에서 잊혀가던 선수들을 부활시켜 4위 경남FC와 승점 동률 5위의 성적을 일궈냈다.

특히 안재준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K리그2 선수로는 유일하게 참가해 금메달을 따내는데 공을 세웠다. 영플레이어상 역시 유력한 상황. 특히 시즌 최종전에서는 구단 역사상 첫 해트트릭까지 해내며 부천 팬들에게 기쁨과 동시에 또 떠날까 걱정되는 선수가 되고 말았다.

과연 부천은 내년에도 '그 돈으로 이 성적을'이라는 기적을 쓸 수 있을까. 2022년에는 조현택과 오재혁, 2023년에는 안재준으로 대표되는 부천표 유망주 발굴의 새인물은 누가 될까.

만년 하위권이었던 부천은 여전히 예전과 같은 돈을 쓰지만 2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 나갈 정도로 상위권팀으로 변모했다.

2023년 부천의 히트작 안재준. ⓒ프로축구연맹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jay12@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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