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FA-첫 고액 보장연봉..마에다는 ‘디트로이트의 류현진’이 될 수 있을까[슬로우볼]

안형준 2023. 11.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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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안형준 기자]

마에다기 디트로이트에서 커리어를 이어간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11월 29일(한국시간) 우완투수 마에다 겐타와 FA 계약을 공식적으로 체결했다. 2년 2,400만 달러 규모.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FA 시장에 나선 마에다는 디트로이트에 새 둥지를 틀게 됐다.

마에다는 2024시즌 1,400만 달러, 2025시즌 1,0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마에다의 '보장 연봉'이 1,000만 달러를 넘어선 것은 최초다. 각종 인센티브로 실제 수령한 연봉은 더 많았지만 이제까지 마에다의 보장 연봉은 연평균 300만 달러를 겨우 넘는 수준에 불과했다.

일본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 중 하나였던 마에다는 2016시즌에 앞서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하지만 여러 일본인 에이스들이 대형 계약으로 미국 땅을 밟은 것과 달리 마에다는 특이한 계약과 함께 메이저리그에 입성했다. 8년의 긴 계약이지만 보장 계약규모는 총액 2,500만 달러에 불과했다. 몇 배 큰 규모의 옵션이 붙어있었지만 보장 규모는 작았다. 대단한 규모는 아니지만 의미있는 계약을 맺었다.

마에다는 토미존 수술로 결장한 2022시즌을 제외한 7시즌 동안 통산 190경기에 등판해 866.1이닝을 투구했고 65승 49패, 평균자책점 3.92를 기록했다. 규정이닝을 충족시킨 것은 데뷔시즌과 단축시즌 단 두 번 뿐이었지만 데뷔시즌에는 32경기(175.2이닝) 16승 11패, 평균자책점 3.48로 내셔널리그 신인왕 3위, 단축시즌에는 11경기(66.2이닝), 6승 1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2위에 올랐다.

다만 기복도 있었다. 시즌 평균자책점이 4.00을 넘어선 것이 절반 이상인 4시즌. 2년 연속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적도 없었다. 올시즌에도 21경기 104.1이닝을 투구하며 6승 8패, 평균자책점 4.2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최근 3년 성적은 42경기 210.2이닝, 12승 13패, 평균자책점 4.44. 대단한 성적을 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소 아쉬운 성적을 썼음에도 디트로이트가 마에다의 손을 잡은 이유는 바로 '경험'이다.

디트로이트는 2022시즌에 앞서 보스턴 레드삭스 에이스 출신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와 5년 7,7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로드리게스는 올시즌 13승을 거둔 뒤 2년만에 옵트아웃을 선언하고 FA 시장으로 돌아갔다. 로드리게스 뿐 아니라 몇 년 전 마운드의 한 축을 맡았던 맷 보이드 역시 시즌 종료 후 팀을 떠났고 스펜서 턴불도 논텐더 방출로 팀을 이탈했다.

로드리게스, 보이드, 턴불이 모두 떠난 디트로이트 로테이션에는 이제 20대 중반의 젊은 투수들만 남았다. 현재 디트로이트 로테이션에서 가장 빅리그 경험이 많은 선수는 5년차 시즌을 준비하는 1996년생 좌완 태릭 스쿠발. 통산 75경기에서 379.1이닝을 투구한 스쿠발은 아직 한 번도 규정이닝을 소화한 적이 없다. 스쿠발과 함께 로테이션을 채울 케이시 마이즈, 맷 매닝은 물론 리즈 올슨, 알렉스 파에도 등도 마찬가지. 규정이닝은 커녕 빅리그에서 시즌 150이닝을 던져본 투수도 마이즈 단 한 명 밖에 없다.

디트로이트는 경험이 일천한 투수들을 이끌어주기를 기대하고 마에다를 영입한 것이다.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주고 젊은 투수들의 본보기가 돼주기를 원하는 것이다. 투수진의 리더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 4년 전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류현진을 영입하며 기대한 역할과 비슷하다. 젊은 투수들은 대개 제구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안정적인 제구력과 함께 공격적인 피칭을 하는 마에다가 투수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물론 마에다가 여전히 리그 평균 이상의 투수라는 점도 작용했다. 올시즌 마에다의 조정 평균자책점은 102로 리그 평균(100)보다 좋은 기록이었다. 비록 강타와 장타 허용이 늘었지만 마에다는 여전히 리그 평균 이하의 피안타율과 WHIP를 기록하는 투수고 탈삼진율, 볼넷 허용율 등도 여전히 리그 평균을 한참 상회하는 투수다. 올시즌 평균자책점은 다소 높았지만 기대 평균자책점은 3.74로 여전히 리그 평균보다 좋은 기록이었다. 건강만 유지한다면 충분히 준수한 피칭을 할 수 있다는 기대도 담겨있다.

여기에 디트로이트는 또 한 가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바로 마에다를 향후 일본인 선수들이 디트로이트로 향하게 되는 계기로 만들겠다는 것. 마에다가 디트로이트에서 '특급 대우'를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져 일본인 선수들이 디트로이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게 될 수도 있을 것라는 기대를 품고 있다.

디트로이트는 마에다를 보며 성장한 투수들을 중심으로 삼아 곧 가을 무대에 도전하는 팀이 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단 400만 달러 차이지만 마에다의 계약에는 2025시즌에는 그 돈을 다른 곳에 더 투자하겠다는 의도가 담겼다. 재능있는 '특급 기대주'들을 다수 보유한 디트로이트인 만큼 마에다와 함께 경험을 쌓는다면 강력한 마운드를 구축할 수도 있다.

처음으로 FA 시장에 나선 마에다는 그간의 성과를 인정받았고 중책까지 맡았다. 과연 마에다가 디트로이트의 기대대로 투수진의 리더이자 탄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낼지 주목된다.(자료사진=마에다 겐타)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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