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점투성이’ 경기도내 명소… 외국인 발길 ‘뚝’ [현장, 그곳&]
즐길거리 등 부족, 재방문 기피... 道 “홍보·산업관광 등 연계 노력”
29일 낮 12시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촬영지인 포천시 영북면 포천한탄강하늘다리 일대. 관광 명소임에도 식당·카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관광안내소는 텅 비어 불 꺼진 채 문이 잠겨 있었고, 안내 팜플렛과 안내판 대부분은 한글로만 적혀 있었다. 한 외국인관광객은 한참 안내판을 응시하다 휴대폰으로 안내판을 촬영했다. 싱가폴인 실리아씨(42·여)는 “내용 해석이 안돼 안내판 사진을 찍어 한국인 친구에게 물어보려 한다”며 “이럴 경우 매번 번역기를 쓰거나 친구에게 묻는데 번거롭다. 작게나마 영문 표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아쉬워했다.
구리시 우미내길 고구려대장간마을 일대 상황도 마찬가지. 이곳이 영화 ‘안시성’ 촬영지임을 알리는 안내판은 한글로만 적혀 있었다. 먹거리나 즐길거리도 찾아보기 힘들뿐더러 외국인들의 편리한 이동권 보장을 위한 교통 정보 안내는 물론 버스 정류장조차 보이지 않았다.
외국인관광객들의 국내 방문율은 대폭 증가한 반면, 경기도를 찾는 외국인들의 방문율은 되레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 1~3분기(1~9월) 외국인관광객 수는 765만151명으로, 지난 2019년 동기간(145만9천664명) 대비 424.1%p 증가했다.
반면 경기도내 외국인관광객들의 발길은 끊기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2023년 외래관광객조사’의 분기별(1~3분기) 자료에서 지난 2019년과 2023년의 경기도 외국인 관광객 방문율을 비교한 수치를 보면 1분기 2.7%p, 2분기 1.7%p, 3분기 2.3%p로 각각 떨어졌다. 분기별 하락폭은 모두 전국 최대 수준이다.
경기도 관광명소 방문율이 감소하는 주된 이유로는 다방면의 ‘홍보’가 이뤄지고 있는 반면, 정작 지역 관광지에 대한 안내 등 정보 제공, 교통 등 인프라는 열악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도는 10개국 12개사 해외 대형 여행사 플랫폼을 통한 지역상품 판매, 드라마·영화 촬영지 홍보, 현지 박람회를 통한 마케팅 등을 통해 대대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행보가 무색하게 현장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
경기관광공사의 ‘2022년 경기도 주요 관광지 방문객 실태조사 결과보고서’를 보면 외국인관광객의 지역 재방문 비의향의 이유로 ‘볼거리·즐길거리 부족’(37.3%)이 가장 많았고 이어 ‘교통편 및 도로혼잡’(18%)이 뒤를 이었다. 이 밖에 ‘관광지 관련 정보 부족’(5.4%) 등도 있었다.
김경배 성결대 관광개발학과 교수는 “홍보도 필요하지만, 지역 관광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인프라를 제공할 수 있게 ‘수용태세’를 갖춰야 한다”며 “다양한 언어로 지역의 독특한 특색을 드러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통합 플랫폼 구축이 대안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도 관계자는 “다양한 홍보 활동과 함께 산업관광 등과 연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전했다.
황아현 기자 1cor103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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