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우의 간신열전] [212] 친사취우(親師取友)

송나라 학자 여대림(呂大臨)이 ‘중용’을 풀이하면서 했던 말, 친사취우(親師取友)는 그냥 스승을 가까이하고 벗을 만들라는 뜻이 아니다. 임금은 반드시 스승과 같은 신하[師臣]와 벗과 같은 신하[友臣]를 두어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일신(一身)이라는 한계를 넘어 더욱 눈 밝아지고 더욱 귀 밝아져 명군(明君)으로 나아갈 수 있다.
주나라를 세운 무왕이 은나라 도성 밖에 이르렀을 때 대님이 떨어졌다. 이때 다섯 신하가 좌우에서 모시고 있었지만 아무도 선뜻 대님 매는 일을 대신 하지 않으면서 말했다. “내가 임금을 섬기는 목적은 대님을 매어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무왕은 왼손에서 흰 깃발을 놓고 오른손에서 황색 도끼를 놓고 힘써 손수 대님을 매었다. ‘여씨춘추’에 따르면 공자는 이를 다음과 같이 평했다. “이것이 바로 다섯 사람이 천자를 위하여 보좌하는 방도이지만 어리석은 군주들은 이를 불편하게 여긴다.”
만일 다섯 사람 중에 한 사람이라도 대님을 매어주었다면 그는 몸종 같은 신하[隸臣]가 되었을 것이다. 이처럼 사신(師臣)과 우신(友臣)은 임금의 눈과 귀를 열어 밝혀주는 일을 하는 반면 예신(隸臣)은 점점 아첨을 통해 임금의 눈과 귀를 가리고 덮는 일을 하게 된다.
이번에는 일의 관점에서 임금의 눈 밝음[明] 문제를 살펴보자. 제자 자장이 명(明)을 묻자 공자는 이렇게 답했다. “신하들 사이에 서로 중상모략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가까운 주변 사람들의 애끓는 하소연을 들어주지 않는다면 그 정사는 명(明)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 태종이 명군(明君)인 까닭은 바로 여기에 근거를 둔다. 애당초 중상모략과 하소연이 생겨날 여지를 미리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태종은 사신, 우신을 모두 두었다. 최근 국정원 인사 파동, 여당 내 민망한 알력을 보고서 불명(不明)을 떠올려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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