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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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매 순간이 갈림길이고 선택이지. 그림은 그려져 있고 넌 거기서 선 하나도 지울 수 없어." 2008년 아카데미상을 석권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살인마 안톤 시거는 칼라진을 죽이기 전에 말한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배경인 1980년은 베트남전과 오일쇼크 이후 힘든 경제상황에서 사회적으로도 불안한 시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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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매 순간이 갈림길이고 선택이지. 그림은 그려져 있고 넌 거기서 선 하나도 지울 수 없어." 2008년 아카데미상을 석권한 영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살인마 안톤 시거는 칼라진을 죽이기 전에 말한다. "인생의 길은 쉽게 바뀌지 않아. 급격하게 바뀌는 일은 더더욱 없지." 사실 이 영화는 스릴러 범죄영화다. 노인과 별 상관없는 영화임에도 제목 때문에 오해하는 경우가 많았다. 영화 제목이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No country for old men)가 된 이유는 동명의 원작소설에서 예이츠의 시 '비잔티움으로 가는 길' 첫 구절을 인용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노인은 그냥 노인이 아니다. 세상이 너무 낯설고 무섭게 바뀌어 살기 힘들고 이해하지 못하는 일이 너무 많아서 노인(지성인, 현자)의 지혜와 경험으로 살기엔 예측가능하지 않은 그런 사회, 나라를 시사한다.
얼마 전 한국은행이 AI(인공지능)에 의해 대체될 일자리를 분석했는데 고학력의 고소득자가 많은 전문직종이 AI노출지수가 높아 AI에 의해 일자리가 대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었다. 데이터를 활용하면서 비반복적 분석업무를 하는 전문직종인 의사, 회계사, 변호사, 건축가 등이 AI노출지수가 높았는데 흥미롭게도 이들 직종은 국가가 라이선스(면허)를 통해 특정 이익을 담보해준다는 점이다. 반대로 이 지수가 낮아서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낮은 직군은 대면접촉과 사회적 관계형성이 중요한 직군, 즉 가수와 교수, 성직자, 기자 등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과거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기계, 로봇, 소프트웨어 등에 의해 단순작업을 수행하는 노동자의 일자리를 사라지게 한 것과 매우 대조적이다.
세상은 바뀌고 있다. 안톤 시거의 말처럼 인생의 길은 쉽게 바뀌지 않지만 세상 자체가 바뀌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도 저항할 수도 없다.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직종의 생존은 갈림길에 서 있다. 입시철만 되면 한국의 입시생과 부모들이 그리도 갈망하는 학과들과 직업이 앞으로 AI로 대체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한다. 산업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금융, 통신과 같은 라이선스산업(인허가업종)이 장벽 속에 안주한다면 점차 경쟁력을 잃을 것이며 시장밀착적인 산업과 기업들이 앞으로 경제를 주도할 것이다. 불과 얼마 전까지 자동차의 미래라고 한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가 전 세계적으로 꺾이고 반도체산업을 능가할 것이라고 한 배터리산업도 주춤하고 있다. 금리인상 사이클이 멈추고 금리인하가 하반기에 있을 것이라던 연초의 예측도 모두 빗나갔다. 또 하나의 전쟁이 발생했고 국제유가는 요동쳤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배경인 1980년은 베트남전과 오일쇼크 이후 힘든 경제상황에서 사회적으로도 불안한 시절이었다. 더구나 이 영화가 개봉한 2008년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세계 경제가 크게 위축된 시기여서 더욱 더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는 듯 보였다. 지금은 어떠한가. 연말이면 새해에 대한 희망 섞인 낙관론이 꿈틀거릴 때지만 여전히 노인이 살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윤학 전 BNK자산운용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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