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살만 ‘돈 잔치’ 맞설 무기 있었나…정보도 전략도 없었던 한국

이유섭 기자(leeyusup@mk.co.kr), 박동민 기자(pdm2000@mk.co.kr) 2023. 11. 29.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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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완승으로 끝나자 3위에 그친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은 "사우디의 승리는 암울하고, 억압적이고, 어두운 엑스포가 될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유치전이 사우디의 막강한 '오일머니'에 좌지우지 된 사실상 '금권선거'로 치러진데 대한 불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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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완승으로 끝나자 3위에 그친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구알티에리 로마 시장은 “사우디의 승리는 암울하고, 억압적이고, 어두운 엑스포가 될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유치전이 사우디의 막강한 ‘오일머니’에 좌지우지 된 사실상 ‘금권선거’로 치러진데 대한 불만이다.

실제 사우디는 회원국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기보단 ‘오일머니’를 적극 활용하는 지름길을 택했다. 투표에 앞서 열린 마지막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서도 사우디는 BIE 회원국에 파격적인 ‘돈 보따리’를 약속하며 표를 끌어모았다.

등록엑스포는 인정엑스포와 달리 국가관을 참가하는 국가가 짓는데, 사우디는 1개 국가당 1개 국가관, 최소 500㎡ 규모의 국가관 제공을 약속했다. 이 ‘국가관 제공 패키지’를 통해 약 3억 4800만 달러(약 4507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엑스포 유치위 자문을 맡은 김이태 부산대 관광컨벤션학과 교수는 “사우디가 엑스포 개최에 10조원 이상을 쓰겠다고 발표하고, 저개발국에 천문학적 개발차관과 원조기금에 대해 약속을 함으로써 금전적 투표가 이뤄졌다”고 직격했다.

인구나 경제력 등 국력과 무관하게 미국이나 아프리카의 소국이 똑같이 1표를 가지는 투표 방식에 대해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사우디가 막대한 자금 투자를 앞세워 저개발 국가들이 몰려있는 아프리카 표를 싹쓸이 하다시피한 것도 이런 투표 방식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한국 정부와 기업이 엑스포 유치를 위해 509일 간 지구 495바퀴(1989만1579km) 거리만큼 이동을 해야 했던 이유도 182개 국제박람회기구(BIE) 회원국이 1국가당 1표를 행사하기 때문이었다. 최대한 많은 국가를 접촉하기 위해 대륙을 넘나들며 발품을 팔았던 이유다.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총리가 방문한 국가는 33개국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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