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홍콩 ELS 사태, 은행 자기 면피뿐"..."질타 시기상조"
특정 은행 콕 짚어 "ELS 판매 한도 문제 아냐"
[앵커]
내년에 대규모 손실이 예상되는 홍콩 H지수 연계 ELS 사태와 관련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습니다.
다만,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불완전 판매를 전제로 한 이 같은 질타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엄윤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담당자의 유도에 그저 관성처럼 재가입했다."
"글도 모르는 70대 엄마에게 손해 볼 일 거의 없으니 걱정하지 말라 했다."
홍콩H지수에 기반한 주가연계증권, ELS 상품 가입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 올라온 글입니다.
H지수 폭락에 따른 대규모 손실이 예상된다는 소식에 투자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을 강하게 질타했습니다.
은행권이 소비자 예방 보호 조치를 충분히 했다고 주장한 걸 조목조목 반박한 겁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 묻기도 전에 굳이 무지성으로 소비자 피해 예방 조치가 다 마련됐다는 등등 운운하며 말하는 그런 부분은 솔직히 저희에게는 자기 면피 조치했다는 식으로 들리는 게 아닌가. 설명했는지 여부를 떠나서 권유 자체가 적정한지….]
특히 지난 2019년 금융당국의 파생상품 판매 총량 규제 도입 탓에 판매액이 쏠렸다고 해명한 특정 은행을 콕 짚어 일갈을 가하기도 했습니다.
[이복현 / 금융감독원장 : 수십 개 은행 그보다 더 많은 수십 개의 증권사가 다 합친 거보다 더 많은 것들을 한 은행에서 팔았다는 것만으로도…. 그렇게 따지면 증권사는 어차피 한도가 없는데 안 팔고 싶어서 안 팔았겠습니까?]
하지만 일각에선 H지수가 2016년 폭락한 전례가 있었고, 과거 가입 이력이 있는 투자자의 경우에는 수익·손실 구조를 알고 있는 거로 판단돼 불완전 판매로 보긴 어렵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황세운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반복적으로 가입했다는 얘기는 이 상품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기본적인 이해가 있을 거라고 간주가 되거든요. 손실 나니까 난 몰랐다, 계속 설명 못 들었다, 난 그렇게 설명 들은 적 없다 이렇게 주장하는 분들이 사실은 상당히 많을 거거든요.]
무엇보다 아직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불완전 판매를 전제로 한 이 같은 발언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석병훈 /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 최고 책임자 중에 한 명인 금융감독원장이 결과를 정해놓은 것 같은 이런 비판 발언을 쏟아내는 건 향후 조사에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 같아서 부적절하다고 보입니다.]
금감원은 연내에 사실관계를 파악한 뒤 추후 책임 분담 기준을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이미 은행권 가운데 처음으로 NH농협은행이 ELS 판매를 전면 중단하기로 하면서 다른 은행들도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는 분위기입니다.
YTN 엄윤주입니다.
YTN 엄윤주 (eomyj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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