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못하면 징크스 될 것 같았다…” 타격왕 스토리에 감정이 북받쳤다, 20승 괴물에이스도 ‘인정’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올해도 못하면 징크스 될 것 같았다.”
29년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을 밟은 LG 트윈스 사람들을 제외하면, 올해 KBO리그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중 한 명은 아마도 손아섭(35, NC 다이노스)일 것이다. 손아섭은 올 시즌 140경기서 551타수 187안타 타율 0.339 5홈런 65타점 97득점 14도루 장타율 0.443 출루율 0.393 OPS 0.836 득점권타율 0.339.
프로 데뷔 17시즌만에 처음으로 타격왕을 차지했다. 최다안타왕까지 2연패. 팀은 플레이오프서 패퇴해지만, 손아섭은 FA 계약 2년만에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더구나 2013년과 2020년 타격 2위, 2012년과 2014년 타격 3위로 타격왕을 목전에서 놓친 아픔을 털어냈다.
실제 손아섭은 2013년 0.345를 쳤으나 1위 이병규 삼성 라이온즈 수석코치가 0.348로 타격왕을 차지했다. 2020년에도 0.342를 쳤지만 1위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0.354를 치며 타격왕을 가져갔다. 사실 2014년에도 0.362로 3위를 차지했으나 1위 서건창(당시 넥센 히어로즈)이 0.370이었으니 큰 차이는 아니었다.
NC 다이노스 공식 유튜브 채널은 28일(이하 한국시각) KBO 시상식에 참석한 손아섭을 집중적으로 담았다. 팬들과 취재진에 공식적으로 내놓은 코멘트 외에도, 에릭 페디와의 대화, 한 테이블에 있던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의 대화 일부를 공개했다.
손아섭은 김혜성과 선의의 대결을 벌였다. 김혜성도 0.335로 타격 3위를 차지했다. 최다안타는 김혜성이 186개로 손아섭과 불과 1개 차였다. 김혜성이 손아섭의 타격왕 도전 역사를 얘기하자 손아섭은 “타격왕은 첫 번째다. 나도 막 공을 많이 보는 스타일은 아니니까. 2등만 세 번 했다(실제 두 번)”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못하면 징크스가 될 것 같았다. 전부 2리, 3리 차로 못 해서”라고 했다. 김혜성이 “진짜 한 끗 차이네요”라고 하자 손아섭은 멋쩍게 웃더니 손가락 하나를 펼치며 “진짜 안타 하나 차이”라고 했다.
김혜성이 “이제 선배님이 쭉 하시겠는데요”라고 하자, 손아섭은 “이제 나이가 너무 많다”라고 했다. 말과는 달리 후배가 치켜세워주자 입꼬리가 올라간 모습이 역력했다. 이후 손아섭은 NC 외국인선수 통역 담당 직원과도 얘기를 나눴다. 그 직원에겐 어렵게 타격왕에 오르고 나니 “울컥하더라. 감정이 북받쳤다”라고 했다.
그 직원은 페디에게도 손아섭의 타격왕 도전사를 얘기했다. 페디는 그런 손아섭에게 “충분히 (타격왕 및 최다안타왕을) 받을만한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했다. 손아섭은 별 다른 말은 하지 않았으나 뿌듯한 표정이 역력했다. 손아섭에겐 뜻깊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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