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갑질·괴롭힘 고발’ 새마을금고 전 직원 등 5명에 공익제보자상
지난해 8월 동남원새마을금고의 ‘여성 직원 밥짓기·빨래’ 갑질과 직장 내 괴롭힘을 공론화한 20대 여성 직원이 참여연대 공익제보자상을 수상했다.
참여연대는 ‘2023 올해의 공익제보자상’ 수상자로 동남원새마을금고 전 직원 이현정씨(가명) 등 5명을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씨는 2020년 8월 입사 후 ‘막내 여성 직원이 밥을 짓고 남자 화장실 수건 빨래를 해야 한다’는 지시를 받았다. 회식 때는 간부에게 술을 잘 따라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씨는 이 같은 조직문화에 지속해 문제를 제기했다가 따돌림·폭언 등을 겪어야 했다. 이씨는 지난해 8월 노동인권단체 직장갑질119의 도움을 받아 피해 사실을 언론에 제보했다.
고용노동부가 동남원새마을금고를 감독한 결과 직장 내 괴롭힘, 성희롱, 성차별 등 다수의 노동관계법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노동부는 이어 새마을금고·신협 60개 지점에 대한 기획감독을 벌여 297건의 노동관계법 위반을 적발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조직문화개선팀을 신설했고, 국회에서는 새마을금고 임원의 괴롭힘·성희롱 제재를 강화하는 새마을금고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참여연대는 “이씨의 공익제보는 여전히 우리 사회에 만연한 구시대적 조직문화를 드러내며 전국적인 변화의 물결을 만들었다”면서 “이씨는 이름이 알려져 동종업계 취업을 포기했지만 여전히 전국 새마을금고 피해자들을 위해 오픈채팅방을 운영하는 등 연대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씨는 기자와 인터뷰하며 “처음 부조리를 겪었을 때는 ‘내가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것일까’ ‘내가 배려가 부족해서 그런 것일까’라는 생각으로 저 스스로를 의심하고 괴로워했다”며 “용기를 내 직장갑질119에 조언을 구하고 언론에 제보했고, 그 결과 회사의 노동환경이 개선되고 다른 피해자들이 용기를 내는 계기가 됐던 것 같다”고 했다.
이번 공익제보자상 수상자에는 2019년 자유로 청소노동자들의 교통사고 위험 노출을 제보해 변화를 끌어낸 윤재남씨, 경찰이 마약 수사 성과를 내기 위해 성폭력 피해자의 인권을 외면한 사실을 알린 A·B씨, 2022년 민관협의체 수소융합얼라이언스의 회계부정·입찰비리를 신고한 박선영씨도 함께 선정됐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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