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심 동향 분석해보니…막판 지지표도 뺏겼다
[KBS 부산] [앵커]
그간 우리 정부는 막판 뒤집기를 위해 철저한 보안 속에 회원국의 지지 동향을 관리해왔는데요,
KBS가 그간 입수한 자료를 더해 개표 결과를 분석해봤더니 엑스포 유치 경쟁 막판, 기존 지지표까지 사우디에 뺏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노준철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국무총리실 산하 2030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는 지난해 7월 출범 이후부터 회원국 지지 동향 파악에 나섰습니다.
KBS가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입수한 '지지 동향'입니다.
당시 전체 171개국 가운데 외교 문서로 공식 '지지'를 받은 수치를 보면, '한국 지지'는 17개국, '사우디 지지'는 45개국이었습니다.
엑스포 유치 경쟁 초·중반부터 확연히 열세인 상황입니다.
[한덕수/국무총리 : "우리가 사실 상당히 늦었습니다. 시작이. 1년 이상 늦은 거 아닌가, 엑스포를 해야겠다고 결정했을 당시부터 좀 더 전략적으로 좀 열심히 움직였으면…."]
우리 정부는 판세를 뒤집기 위해 국가 맞춤형 외교 교섭을 벌였지만, 회원국들은 '관망'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지난 9월 말 입수한 '회원국 지지 동향'을 보면, 전체 181개국 중 '한국 지지'는 33개국, '사우디 지지'는 70개국, '이탈리아 지지'는 11개국이었습니다.
유동적인 표가 많아 충분히 뒤집기를 노려볼 만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두 달 뒤 엑스포 개최지 결정을 앞두고 이달에 입수한 자료에선 회원국 182개국 중 '한국 지지'는 44개국, '사우디 지지'는 84개국, '이탈리아 지지'는 10개로 확인됐습니다.
마찬가지로 표차는 컸지만, 외교 문서로 지지를 밝히지 않은 회원국이 '44개국'이나 됐습니다.
실낱같은 막판 역전을 위해 우리 정부가 총력전을 편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이 2차 결선 투표까지 끌고 가 역전하겠다는 전략이 알려지자, 사우디는 발전도상국에 투표권자 직접 파견을 요청해 지지표 단속에 나서고, 현금성 물량 공세를 강화했습니다.
실제 회원국 1차 투표 결과, 한국이 29개국, 사우디가 119개국, 이탈리아가 17개국의 표를 얻었습니다.
막판 한국은 공식 지지를 받은 회원국마저 15개국이나 뺏겼지만, 사우디는 35개국을 더 늘린 셈입니다.
[조유장/부산시 엑스포추진본부장 : "사우디의 그런 자본 그리고 그러길 바랐던, 단기적인 이익을 바랐던 여러 회원국의 표심이 마지막에 좀 흔들리지 않았나…."]
이렇게 사우디 리야드는 엑스포 유치 초·중반부터 후반, 막판까지 압도적인 우위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열세 속에서도 2차 결선 투표에서 뒤집기로 '파리의 기적'을 쓰려던 부산의 꿈은 이렇게 좌절됐고,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 리야드가 2030 엑스포 개최권마저 가져갔습니다.
파리에서 KBS 뉴스 노준철입니다.
촬영기자:장준영/영상편집:백혜리/그래픽:김명진
노준철 기자 ( argo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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