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이런 축하 처음" 눈물…'홀로 어르신' 찾아가는 생일상
홀로 지내는 어르신 중에는 생일에도 챙겨줄 가족이 없는 경우가 있습니다. 오늘(29일) 밀착카메라는 이들에게 직접 찾아가는 특별한 생일잔치를 취재했습니다.
이희령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른 오전부터 주방이 분주합니다.
[서지현/단체 봉사자 : 혼자 사시는 외로운 분들한테 건강하게 생활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지금 봉사자분들이 땅콩조림 반찬을 담고 있는데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매콤한 제육볶음, 그리고 매운 걸 못 드시는 분들을 위해서 순한 맛 고기볶음도 함께 준비돼 있습니다.
깍두기까지, 반찬 세 가지가 모두 어르신들께 전달됩니다.
[김정례/단체 봉사자 : 따로 해 드시기 불편하시니까, 이때를 기다리세요.]
일주일에 한 번 찾아가는 반찬 나눔 봉사인데 오늘은 조금 더 특별합니다.
[손지욱/단체 총무팀장 : (생크림 케이크는) 혼자 사시니까 한 번에 다 소모를 못 하고 대부분을 버리게 되시더라고요. 롤케이크로 바꾸게 됐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직접 찾아가는 생일 잔치상입니다.
이 앞에 있는 가정집에 80대이신 선생님 한 분이 살고 계신다고 하는데요. 이제 생일을 축하해드리러 직접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계세요?]
만나기만 해도 반가움에 미소가 지어집니다.
[잘 계셨어요?]
어리광 부리듯 아픈 곳을 보여줍니다.
[박춘자/'찾아가는 생일잔치' 주인공 : 확 넘어져서, 여기에다 지금 파스 붙여 놨어요.]
[사랑하는 어머니, 생신 축하합니다.]
갑자기 눈물이 납니다.
[박춘자/'찾아가는 생일잔치' 주인공 : 너무 외롭게 살아서 아무도 없어요, 내 앞에는. {생신인데 우셔.} 내가 좋아서 만날 자랑해요. 어느 자식이 그런 자식이 있느냐고. 너무 행복해요. 오래 살고 싶어요, 이제는.]
왕관도 써봅니다.
[너무 귀여운데? 오늘 공주님인데?]
건강 상태도 확인하고 함께 이야기꽃을 피웁니다.
[박춘자/'찾아가는 생일잔치' 주인공 : 우울증약이 굉장히 많았었는데, 많이 좋아졌고 약이 많이 줄었어요.]
할머니는 이런 행복이 오래오래 이어지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혼자 산 지 10년이 됐다는 80대 남성도 왕관 고깔을 쓰며 환하게 웃습니다.
[아버님, 왜 이렇게 귀여워.]
[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작은 집에 온기가 채워집니다.
[이정옥/'찾아가는 생일잔치' 주인공 : 우리 김 여사, 고마워. 이런 딸이 하나 또 있구나, 내 속으로.]
[김현순/단체 봉사자 : 진심이 아니면 그게 노래하기가 되게 어색해요, 사실. 그런데 그냥 아버지 같고. 또 아버님도 저한테 부르기를 딸이라고 부르거든요.]
받는 사람, 주는 사람 모두에게 잊지 못할 순간입니다.
[박선영/단체 봉사자 : 이런 생일선물을 처음 받았다면서 막 우셨어요. 그게 기억에 많이 남아요.]
생일이 특별한 건, 내가 이 세상에 있다는 걸 누군가 알아주고 기뻐해줘서일 겁니다.
작은 축하의 마음이 오늘 하루를 따뜻하게 데워줬습니다.
[작가 유승민 / 취재지원 황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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