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등식 코앞인데 ‘풀썩’… 강풍에 쓰러진 백악관 크리스마스트리
‘미국의 크리스마스트리’로 불리는 백악관 뒤뜰의 가문비나무가 점등식을 이틀 앞두고 강풍에 쓰러졌다. 온라인에서는 “나무도 피곤했나 보다”라는 유쾌한 내용과 더불어 “조 바이든 대통령의 무능력 때문”이라는 조롱 섞인 댓글까지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해당 나무를 관리하는 국립공원관리국은 이날 오후 1시쯤 나무가 거센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버렸다고 밝혔다. 당시 근처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서 측정된 풍속은 시속 74㎞ 정도로, 사람이 마주해 걷기 힘들며 간판이나 지붕이 날아갈 수 있는 정도의 세기였다.
이 나무는 2주 전 웨스트버지니아주(州) 머농거힐라 국유림에서 가져와 심어진 노르웨이 가문비나무다. 원래 백악관 뒤뜰에 있던 나무가 엽진병 등 곰팡이 질병에 걸리는 바람에 새롭게 들인 것이다. 매년 백악관에서 열리는 ‘내셔널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행사의 주인공으로, 올해는 오는 30일 불을 밝히며 성탄절 시즌 시작을 알릴 예정이었다.
점등식 행사는 1923년 캘빈 쿨리지 당시 대통령이 시작한 이래 백악관의 전통이 됐다. 101주년인 올해 행사에는 그래미상 수상 경력의 원로가수 디온 워릭과 300만 명 이상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보유한 배우 겸 가수 대런 크리 등이 참석한다. 질 바이든 여사는 지난 27일 “연말연시 백악관을 방문하는 모든 사람이 어린아이가 된 기분을 느끼길 바란다”며 “순수한 기쁨과 상상력을 담을 수 있도록 백악관을 꾸몄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일 년 중 주요 행사를 코앞에 두고 상징인 트리가 쓰러지자 온라인상에서는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나무가 많이 피곤했나보다” “나무에게 너무 큰 부담을 준 것 아니냐”는 농담으로 유쾌함을 드러냈다. 또 바이든 정부에 적대적인 일부는 이 상황을 경제 정책 실패에 비유했고 “나무가 넘어지는 것도 막지 못한 바이든의 무능력” “바이든과 미국의 상황을 완벽하게 묘사했다” 등의 조롱을 내놓기도 했다.
국립공원관리국은 긴급 조치에 나서 당일 저녁 늦게까지 크레인을 동원해 쓰러진 나무를 세웠다.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에도 크레인에 대롱대롱 매달린 나무가 힘겹게 바로 서는 영상이 공개됐다. 재스민 샨티 관리국 대변인은 “작업자들이 끊어진 케이블을 다시 잇고 나무 상태를 살핀 뒤 기립 작업을 마쳤다”며 “쇼는 계속될 것”이라고 알렸다.
한편 백악관 크리스마스트리가 쓰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 2011년 2월에도 33년간 자리를 지켰던 가문비나무가 비바람과 강풍에 넘어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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