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돌아보기] 정서행동위기학생 지원법을 제안한다

기자 입력 2023. 11. 29.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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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여의도는 예산을 논의하고 있지만 국회의원들의 마음은 다음 총선으로 가 있다. 하지만 아직 국회가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

강득구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에서 정서행동 위기 관심군으로 진단되고도 전문기관인 2차 기관으로 연계되지 않은 학생의 비율이 평균 27.3%였다. 2차 연계가 되지 않은 관심군 학생의 80% 이상은 학부모의 거부가 원인이었다. 전문기관의 검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적절한 지원이나 치료는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최근 5년간 경기도의 경우 정서행동 관심군으로 분류되고도 2차 기관에 연계되지 않은 학생이 연평균 51%에 달했다. 경기도가 전국에서 가장 많은 학생이 있는 광역자치단체이기 때문에 심각한 상황이다.

초등학교의 상담교사 배치율은 26.8%이다. 학생과 교사가 독립된 공간에서 마음 편히 상담할 수 있는 상담실이 설치되지 않은 초등학교는 40%가 넘었다.

이전 칼럼(‘미안하고 죄송합니다’ 2023·8·9)에서 이미 언급했지만, 우리나라의 특수교육 대상자는 다른 나라에 비해 너무 적다. 2020년 기준으로 호주의 12분의 1 수준이다. 특히 긴급한 지원이 필요한 ADHD, 품행장애, 사회적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학교가 제대로 지원해 주지 못하고 있다.

위기 학생을 조기에 발견하고 진단하여 적절한 지원을 하는 시스템 구축이 절실하다. 청소년기의 적절한 지원을 통해 건강한 시민으로 자라가도록 해야 한다. 지원 시기가 늦어질수록 사회적 비용은 오히려 증가한다.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법(가칭)’을 마련하여 체계적 지원의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위기학생들이 학업 포기율이 높은 것을 생각하면 새로 마련된 법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뿐 아니라 학교 밖 청소년까지 지원의 폭을 넓혀야 한다. 이 법의 첫 번째 고려사항은 학교가 어떻게 조기에 위기학생을 발견하여 진단검사를 시행할 수 있을지 구체화하는 것이다. 물론 검사 결과는 부모에게 통지되어야 한다. 시도교육청에 관련 위원회가 구성되어야겠지만 학교 안에도 학생의 정서행동을 지원하는 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 학교 안의 위원회는 위기학생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무료로 제공해야 한다. 동시에 학부모에게도 적절한 지원을 제공하여 학교와 가정 모두의 균형적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학교에 전문가가 남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기초학력 보장법의 경우 교육단체들이 학습지원대상학생을 체계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전문가를 교사 중에 선발하여 교육한 후 배치하는 제도를 요구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 현행법은 학습지원 담당 교원을 학교에서 지정하도록 하고 있는데 매해 담당자가 바뀌어 기초학력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고 있다.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법은 경력이 10년이 넘는 교사들을 선발하여 전문적인 연수를 통해 정서행동전문교사를 배치하여야 한다.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학령기 인구의 급격한 감소가 예상되기에 새로운 교육공무원의 증원이 없이도 전문교사 확보가 가능하다.

사회적 고민과 합의가 필요한 지점은 위기학생을 지원대상자로 선정하는 과정이다. 학교의 장이 위기학생을 발견하고 진단한 이후 지원대상으로 선정하는 과정에서 보호자의 동의는 필수적이다. 다만 경제적 어려움, 심리적·정서적 어려움, 아동학대 등 위기 요인으로 인하여 학습·심리·진로·안전 등이 현저하게 위협받거나 다른 학생의 학습·심리·진로·안전 등을 현저하게 위협하는 상황에 처한 학생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관련 위원회의 보고를 통해 지원 대상자로 선정할 수 있어야 한다. 보호자의 동의는 매우 중요하고 존중받아야 할 권리이지만 때로 교육헌장에서는 방임의 수준을 보이는 학부모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현실이다. 사회적 숙고가 필요한 부분이다.

지난여름 교사들의 뜨거운 요구가 제도로 결실을 맺으려면 국회는 ‘정서행동 위기학생 지원법’을 속히 입법해 주기를 간절히 요구한다.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홍인기 교육정책 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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