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염 잡고 놀던 손녀는 죽고‥할아버지의 눈물 속 귀환
[뉴스데스크]
◀ 앵커 ▶
이어서 휴전이 얼마 남지 않은 이스라엘과 하마스 소식입니다.
일시 휴전으로 집에 돌아간 팔레스타인인들이 공습으로 사랑하는 가족들이 떠나버린 비극적인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고 합니다.
휴전을 더 연장하려는 협상이 다시 시작됐지만 이스라엘 정부 안에서는 전쟁을 재개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윤성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세 살배기 꼬마 소녀 림에겐 할아버지의 수염을 잡아당기는 게 가장 즐거운 놀이였습니다.
재롱에 대한 답례로 땋은 머리를 살짝 움켜쥐기만 해도 아이는 항상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언제나 품에 안겼던 손녀는 이제 뽀뽀를 해도, 뺨을 어루만져도 웃을 수 없습니다.
지난주 집에서 잠을 자다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겁니다.
두 살 위 오빠인 티렉도 림과 함께 짧은 생을 마감했습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외손주 둘을 한꺼번에 잃은 할아버지는 마지막 작별인사를 건넵니다.
[칼리브 나브한/숨진 남매 외조부] "평상시처럼 할아버지에게 키스해달라고 해봤지만 제 손녀는 꼼짝도 않습니다. 뺨에 뽀뽀를 해주며 코를 만져주면 손녀는 언제나 웃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깨어나지 않네요."
휴전을 맞아 겨우 돌아온 집에서 할아버지는 손주들의 물건을 만지며 흐느낍니다.
아이들의 엄마도 공습 충격으로 사지가 마비됐습니다.
더 고통스러운 건 자식을 지키지 못하고 혼자 살아남았다는 자책감입니다.
[마야/숨진 남매의 엄마] "공습 당일 제 아이들은 서로의 곁에 붙어서 잠을 잤습니다. 아이들은 빨리 잠에 들었습니다. 저는 좀더 늦게 자도 된다고 했지만 아이들은 빨리 잠자리에 누웠습니다."
현지시간 30일부터는 6일 간의 일시휴전도 끝나게 됩니다.
인질과 수감자를 더 주고받으며 휴전을 이틀 늘리는 협상이 시작됐지만 결과는 불투명합니다.
하마스 소탕을 위해 전쟁을 재개해야 한다는 이스라엘 강경파의 목소리가 높기 때문입니다.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이 풀려나면서 하마스 인기가 치솟는 것도 이스라엘의 부담입니다.
휴전이 종료되면 다시 원조가 끊길 두려움에 가자의 주유소엔 적은 연료나마 받으려는 자동차와 사람들이 장사진을 이뤘습니다.
MBC뉴스 윤성철입니다.
영상편집 : 김창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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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김창규
윤성철 기자(ysc@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48460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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