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빈곤 대물림 겪은 청소년들…'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전하연 작가 2023. 11. 29.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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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서현아 앵커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해 다양한 지원이 마련되고 있지만 일회성에 그칠 때가 적지 않죠.


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성장기 아이들을 살피고 지원하는 손길이 아쉬운데요.


이런 가운데 한 고등학교 교사가 취약가정 청소년 8명을 10년 동안 관찰해서 그 결과를 책으로 표현했습니다.


우리 교육에 어떤 안전망이 필요한지도 구체적으로 제안했는데 이 저자 강지나 선생님에게 직접 들어봅니다.


선생님 어서 오세요. 


먼저 시청자들께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강지나 교사 / 작가 

저는 22년 차 경력을 가진 고등학교 교사이고요.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선생님께서는 교사 생활하시면서 사회복지학 공부하셨습니다.


계기가 있으셨을까요? 


강지나 교사 / 작가 

제가 초임지로 근무했던 곳이 약간 대도시하고는 상대적으로 사회경제적으로 낙후한 곳이었는데 그곳에서 가난한 학생들을 많이 보게 되었고 도와주고 싶었지만 교사로서는 많이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때 학교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걸 하고 싶어서 공부를 시작했고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사회복지사는 되지 못하고 교사로 남아 있었고 사회복지를 계속 끝까지 좀 공부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전에는 몰랐던 빈곤이나 불평등 이런 문제를 좀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서현아 앵커 

박사학위 논문을 바탕으로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라는 책을 쓰셨습니다.


이건 어떤 내용입니까?


강지나 교사 / 작가 

그 2016년에 제가 논문을 끝내고 출판사에서 아이들을 추가로 인터뷰해서 좀 대중적인 책을 써보자고 제안을 하셨고 그래서 그런 활동을 했는데 제가 이제 직업하고 병행을 하다 보니까 빨리 논문을 그 책을 마치지 못하고 2023년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어 이 책에는 논문은 학술적인 내용의 중심이니까 이것은 그 학술적인 내용과는 전혀 관련이 없이 그 8명의 아이들이 어떻게 가난한 상황에 대처했고 어떤 전략을 세웠고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좀 학생들의 그런 목소리를 좀 담고자 했던 책입니다.


서현아 앵커 

책에는 빈곤의 대물림, 다소 무거운 주제가 담겨 있습니다.


이 어려운 경제적인 여건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으로 이어진다고 보실까요?


강지나 교사 / 작가 

그 빈곤 대물림이라는 것이 이제 심각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사실은 현대의 빈곤은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사회 구조적으로 봤을 때 은밀하게 또 조용히 영향력이 전방위에 펼쳐진다고 할 수 있고요.


현재는 사회 구조 자체가 불평등한 것 자체가 빈곤 대물림을 만드는 원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좀 구체적으로 말하면 예를 들면 청년들이 고스펙을 위해서 심하게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리고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은 그런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상황. 


이런 것이 만드는 어떤 선별과 경쟁 중심의 교육제도 이런 것이 좀 빈곤 대물림을 오히려 존속하게 하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뭐라고 볼 수 있을까요?


강지나 교사 / 작가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빈곤이 눈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현대에서는 어떻게 그게 심각한지를 보기가 어려운데요.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만약 고스펙을 갖추려면 예를 들면 대학에 다니다가 휴학을 하거나 유학을 가거나 이러려면 이제 그런 걸 뒷받침해줘야 될 가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가난한 집안의 아이들은 그런 경쟁에 뛰어들 수 없어서 혼자서 그런 경쟁 시장에 나와야 하는 것이 가장 심각한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하는 중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어려움들을 겪는지도 궁금한데요.


강지나 교사 / 작가 

다행스럽게도 공교육 제도는 많이 성숙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예전처럼 학교생활을 하면서 가난한 아이들이 드러나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원스톱 서비스라고 해서 그냥 부모님이 그런 학비 지원 같은 걸 신청하면 되는 거고 학비라는 것도 거의 없는 셈이고요.


급식도 공공급식이고요. 


교과서도 거의 무상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경제생활 자체로만 어려운 점은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오히려 그런 가정 환경에서 생활하는 것이 심리적으로 어렵거나 그걸 지원해 줄 어른이 없거나 또 도움을 받을 만한 어떤 지지 기반이 없이 혼자서 학력 경쟁을 뚫어야 하는 문제, 그런 것을 제일 어려운 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심리적인 문제가 더 어려울 수도 있겠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8명의 아이들은 이 비슷한 조건 속에서도 또 대응하는 방식은 달랐다라고 기록을 하셨습니다.


차이를 일으킨 이유가 어디 있었다고 보십니까?


강지나 교사 / 작가 

많은 분들이 이제 그런 걸 많이 물어보셔요. 


왜 어떤 아이는 가난을 성공적으로 극복하고 어떤 아이는 왜 좌절하는가 왜 실패하는가 근데 꼭 어린아이가 아니어도 청소년이 아니어도 어른들도 각자의 자기 상황에 따라 다르게 대응하듯이 다른 환경에 놓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제 책에 있는 3장에 나오는 지현이는 공교육 제도를 오히려 활용해서 어 여러 가지 지원을 많이 만들었고요.


어 맨 뒷장에 나오는 현석이는 7장에 나오는 현석이는 오히려 이제 공교육 제도가 싫다고 떠난 아이인데 결국에는 돌아서 지금은 당당하게 우리처럼 똑같은 평범한 시민으로 살고 있거든요.


그래서 단기간에 어떤 대응을 보기보다는 좀 길게 보면 누구나 다양하게 자기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대응하고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대응이 다른가의 그 비결은 저도 아직은 잘 모르는 상태입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그렇게 어려움과 고통을 딛고 성장한 아이들을 보면서 어떤 점을 느끼셨는지도 궁금한데요.


강지나 교사 / 작가 

이제 아까 어떤 아이는 어떻게 성공했는가를 많이 궁금해 하시는데 제가 본 경우는 장기간에 걸쳤을 때 누군가가 꼭 내 얘기를 들어주고 싶어 하고 옆에 지지하고 있고 도움이 필요할 때 손을 내밀어주고 싶은 그런 어른이 있으면 그런 아이들은 결국에는 나중에 돌고 돌지만 제자리로 돌아와서 우리랑 똑같은 시민으로 살아간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청소년을 너무 단기간에 문제 행동으로 또 그때의 실패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생애사적으로 긴 안목에서 성장하는 존재다라고 생각하면 아이들에게 많은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기다리고 손을 내밀어주면 이 아이들이 제자리로 올 수 있는 힘이 있다. 


이 사실을 꼭 기억하고 보다 촘촘한 사회안전망이 마련되기를 바랍니다.


선생님 듣고 싶은 말씀 많지만 시간 관계상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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