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법원, '여혐 살인' 20대 남성에 무기징역 선고

20대 남성 테러죄 적용 첫 판결
당초 최대 10년형 살인죄 기소

캐나다 법원이 여성혐오를 이유로 살인을 저지른 남성에게 처음으로 테러죄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캐나다 온타리오주 법원의 수하일 아흐타르 판사는 2020년 토론토의 한 마사지 업소 프런트 데스크에서 일하던 24세 여성을 42차례 흉기로 찔러 살해한 오구잔 세르트(21)에게 이같이 선고했다.

사진=AP연합뉴스

범행 당시 미성년자였던 세르트가 살인죄로만 기소됐을 경우 10년형이 최대였으나, 테러 혐의가 인정되면서 무기징역 선고가 가능해졌다.

이번 판결은 캐나다에서 상대방이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목숨을 빼앗은 여성혐오 살인자를 테러죄로 단죄한 첫 사례다.

법원은 “피고인은 ‘인셀(Incel) 사상’으로부터 (살인) 동기를 부여받았고, 인셀 집단이 살인과 폭력을 저지를 준비가 돼 있다는 메시지를 사회에 전하려고 했다”며 세르트의 살인 행위가 테러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인셀은 ‘비자발적 독신주의자’(Involuntary Celibate)의 줄임말로, 여성과 연애를 꿈꾸지만 하지 못하는 남성을 지칭하는 영미권 신조어다. 이들은 자신의 현실을 사회와 여성 탓으로 돌리며 극단적인 여성혐오·반사회적 성향을 보인다. 당시 범행에 사용된 세르트의 흉기에는 인셀 커뮤니티에서 사용하는 여성 비하 발언이 적혀 있었고, 그의 주머니에서는 ‘인셀 혁명 만세’라고 적힌 메모가 나왔다.

NYT는 “이번 판결은 극심해지고 있는 여성 살해 범죄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움직임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2014년 이후 미국과 캐나다에서 인셀 이념과 관련한 범죄로 110명이 살해되거나 다쳤다고 전했다.

이지안 기자